삼성물산 주가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의 기대를 받아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회사 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앞두고 증권가에서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주가는 25일 전날보다 0.9% 오른 16만9천 원에 장을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주가는 10월에만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고가 기록을 4번이나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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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삼성물산은 장중 한때 한국전력을 500억 원 차이로 따돌리며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머지않아 삼성물산이 시가총액 2위에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다.
삼성물산 주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영향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바람,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식서한 등 삼성그룹 안팎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안한 인적분할 등 지배구조개편 안건을 상정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유력한 방안은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올라서면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등 실질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이 연간 7천억~1조 원에 이르는 브랜드 사용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20여 곳이 브랜드에 대한 권리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어 삼성물산이 이들로부터 브랜드 상품권을 사들이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주회사가 되면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연간 순이익은 20조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다. 지난해부터 3년 동안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이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도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6~27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최종 공모가를 확정해 11월2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희망 공모가는 11만3천~13만6천 원이다. 전체 주식수가 6616만5천 주인 점을 고려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 규모는 7조5천억 원에서 최대 9조 원에 이른다.
증권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후 적정가치를 9조6068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앞서 현대증권은 적정 시가총액을 10조5천억 원이라고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