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노조연대가 정부 주도의 조선업 구조조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구조조정 저지와 고용보장을 위한 원·하청 노동자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분사, 외주화, 하청구조 확대, 자본을 위한 구조조정 반대를 외칠 것”이라며 “하청 노동자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조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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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종노조연대가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구조조정 저지와 고용보장을 위한 원·하청 노동자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뉴시스> |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지난해 6월 출범했다. 국내 조선사 노조들은 대규모 적자를 낸 조선사의 구조조정이 가시화하자 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선업종노조연대를 만들었다.
조선업종노조연대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를 포함해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모두 8개 회사가 포함해 있다.
이들은 “정부가 내놓은 특별고용지원업종 등의 대안은 시행 100여 일이 지났음에도 제도를 활용해 지원이 이뤄진 경우가 한건도 없을 정도로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정부는 사회 안전망과 산업대책없이 재벌에만 이득을 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책과 경영실패로 조선업종 대량해고를 불러온 정부와 재벌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대량해고와 임금체불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인 다단계 형태의 하청구조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그동안 회사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반대해왔다. 앞으로도 강력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쟁강도를 높이고 있다.
백형록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의장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투쟁을 정부에 대한 투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4월 각 부처로 구성된 협의체와 채권단 주도로 조선업과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대규모 부실이 산업과 경제 전반에 전이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조선업종을 선제적으로 구조조정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실업자가 생기는 일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에 따르면 2014년 말부터 현대중공업에서 원청과 하청을 포함해 모두 1만6700명이 회사를 떠났다. 대우조선해양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6천 명이 회사에서 나갔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안에 희망퇴직과 분사를 통해 3천 명가량의 인력을 줄이기로 하고 현재 이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내년까지 최대 6만3천 명이 현장을 떠날 것으로 추산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기업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하청노동을 사용했고 정부는 낙하산 인사와 대주주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로 문제를 키웠다”며 “대량해고를 중지하고 하청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며 조선업의 위기를 불러온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