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에 인도네시아의 합류를 제안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니켈 제련소 참고용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의장국을 맡고 세계 14개 국가와 유럽연합(EU)이 참여하는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에 인도네시아도 합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과 구리 등 중요한 광물 매장량이 많은 국가로 글로벌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공급망에서 중국에 의존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16일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인도네시아와 핵심 광물 계약을 논의하고 MSP 합류를 제안하기 위해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MSP는 미국과 유럽, 캐나다와 호주, 일본과 인도 등 14개 국가와 유럽연합이 참여하는 다국적 연합체다. 한국이 8월1일부터 미국에 이어 2대 의장국을 맡게 된다.
이들 국가는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주요 산업에 쓰이는 광물 소재 공급망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협력하며 수급처 다변화 및 물량 안정화를 추진한다.
중국이 전 세계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미국과 동맹국이 힘을 합쳐 중국산 소재에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이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과 이에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인도네시아의 MSP 합류는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니켈과 구리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매장량이 상당한 국가기 때문이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이러한 광물 수출을 제한하며 다른 국가와 협력에 보수적 태도를 보여 왔다.
미국은 인도네시아가 MSP 참여 국가에 핵심광물 수출을 늘리는 조건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등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안할 공산이 크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도네시아 정부와) 긍정적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발전한 단계의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와 배터리에 중국산 부품 및 소재 비중이 기준치를 넘으면 보조금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비롯해 차별적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를 포함한 한국 배터리 3사는 미국에 대규모 생산 설비를 운영하거나 신규 투자하고 있어 이러한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가 MSP에 참여해 배터리 제조사들의 핵심 소재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한다면 미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다.
한국이 MSP 의장국을 맡는 8월부터 인도네시아와 한국 배터리업체들 사이 핵심광물 공급 논의가 더 활발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