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사장이 삼성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차질없이 이루려면 해양프로젝트를 제때 인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4일 “삼성중공업은 최근 상선을 수주했을뿐 아니라 해양프로젝트 수주도 가시화하고 있는 등 경영정상화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중공업 경영정상화 고비는 해양프로젝트 적기인도"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삼성중공업은 9월 말에 올해 첫 수주소식을 전하며 신규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여러 건의 해양프로젝트와 상선 등을 수주할 경우 올해 목표치인 53억 달러를 달성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해양프로젝트의 적기인도가 삼성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작업에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시추설비와 해양생산설비의 수주잔량이 모두 19척, 19억3천만 달러에 이른다. 전체 수주잔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금액기준으로 68.4%를 차지한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반기보고서를 놓고 보면 시추설비의 경우 납기일자가 대부분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삼성중공업은 모두 10척의 시추설비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6척을 내년 4월까지 인도해야 한다.

만약 시추설비의 인도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게 될 경우 당장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그동안 추진해온 경영정상화 작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국영석유기업인 소난골로부터 수주한 드릴십 2척을 모두 건조했지만 발주처가 자금난을 이유로 1조 원에 이르는 자금을 주지 못한 탓에 인도일정이 지연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해양프로젝트 인도 지연으로 한 차례 곤욕을 치룬 경험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2년에 일본계 호주 자원개발기업인 인펙스로부터 27억 달러 규모의 익시스 해양가스생산설비(CPF)를 수주했는데 지난해 말 한 차례 인도가 연기된 데 이어 올해도 두 차례나 인도일정을 연기했다.

익시스 해양가스생산설비는 삼성중공업이 처음 건조해보는 프로젝트로 초기 설계절차부터 사업이 지연됐고 후속공정에서 사양변경에 따라 작업물량과 비용이 증가해 인도일정이 늦춰졌다.

삼성중공업은 익시스 프로젝트가 연달아 연기된 탓에 2014년 1분기, 2015년 2분기에 사업지연에 따른 충당금을 반영하기도 했다.

박대영 사장은 6월에 “익시스 프로젝트를 연말까지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발주처가 인도일정을 더욱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