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9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피켓을 걸어놓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본격적 논의가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6월 말까지지만 올해 논의는 예년보다 지연되고 있다. 노사 양측이 이날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고 곧이어 수정안도 내놓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근로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으로 1만2600원을 제시했다. 올해 9860원보다 27.8% 높아진 금액이다.
노동계는 고물가와 근로자 실질임금 하락으로 저임금 노동자 생계가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해 노동자 실질임금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며 “소득분배지표는 다시 악화돼 본격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으로 최저임금 동결을 제시했다. 4년 연속으로 최초 요구안을 동결로 낸 것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일반적으로 최저임금이 부작용 없이 운영되기 위한 적정 수준 상한이 중위임금 60%”라며 “우리 최저임금은 이미 중위임금 65.8%로 적정수준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1차 수정안을 통해 요구를 조정했다. 노동계는 1만2600원에서 1만1200원으로 인상안을 낮췄고 경영계는 9870원을 제시했다. 각각 인상률은 13.6%, 0.1%다.
수정안이 제시된 이후 이날 회의는 추가 논의 없이 종료됐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 양측이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고 거듭해서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격차를 줄여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차 전원회의는 11일 열리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8월5일까지 고시돼야 한다. 일정을 감안하면 향후 몇 주 안에 최저임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상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책정되더라도 내년 최저임금이 역대 최초로 1만 원 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최저임금인 9860원에서 1.4%가량만 인상하더라도 내년 최저임금은 1만 원이 된다. 역대 최저 인상률은 2021년의 1.5%였다 .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