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포함 빅테크 온실가스 배출 늘어, ‘AI 붐’에 탄소중립 목표달성 멀어진다

▲ 인공지능 붐에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멀어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탄소중립 달성 약속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산업 붐에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이 애초 내놓은 탄소중립 목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일(현지시각) 구글은 내놓은 2024년 환경 보고서를 보면 2023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과 비교해 약 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과 비교하면 50% 이상 늘었다.

구글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 데이터센터 에너지 수요와 그에 따른 공급망 내 배출량이 늘어난 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시아·태평양 등 일부 지역 사업장에서는 공급받을 수 있는 재생에너지가 부족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구글은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펀드 블랙록과 합작한 대만 태양광 기업 NGP(New Green Power) 투자를 공식화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대만 사업장에 약 1기가와트(GW) 규모 태양광 전력원을 확보한다.

케이트 브랜드 구글 지속가능성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구글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굉장히 많이 쏟고 있다”며 “AI 영향에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기는 했으나 AI가 기후변화 해결에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 포함 빅테크 온실가스 배출 늘어, ‘AI 붐’에 탄소중립 목표달성 멀어진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구글 마운틴뷰 캠퍼스의 모습. <연합뉴스>

구글은 기존에 약속한 2030년 탄소중립 목표에는 변함이 없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당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겠지만 특정 시점 이후로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구글이 약속한 탄소중립 목표는 제때 달성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이는 AI 산업 붐에 데이터센터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해당하는 문제로 지적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5월 발표한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구글과 같이 203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는 지난 6월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AI는 전력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AI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구글 포함 빅테크 온실가스 배출 늘어, ‘AI 붐’에 탄소중립 목표달성 멀어진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내부 전경. <마이크로소프트>

지난해 7월 발표된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도 2022년 탄소 배출량이 2019년 대비 39% 늘었다. 

전반적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든 모든 빅테크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가디언은 칼럼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인다는 약속이 AI산업 투자를 늘린다는 약속과 상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AI산업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뿐만 아니라 컴퓨터 서버와 반도체 생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은 계속 늘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빅테크 기업들이 AI산업에 크게 투자하면서도 그 배출량을 완화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다하지 않으면 탄소중립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바라봤다

리사 삭스 미국 콜롬비아 지속가능성 투자 센터 디렉터는 AP통신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모든 기술적 노력을 다하고 있지 않다"며 "구글과 같은 회사들은 지금이라도 전력망 탈탄소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