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UHD(초고해상도) TV에서도 중국업체들의 기세에 밀리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중국정부의 적극적 지원 속에서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을 안방으로 삼으며 1위 삼성전자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윤 사장은 제품 라인업 확대로 1위 자리를 지키려고 한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중국 주요 TV제조사들이 지난 1분기 세계 UHD TV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51.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7일 밝혔다. 하이센스와 스카이워스, 콩카, TCL, 창홍, 하이얼 등 6개 업체는 이번에 세계 10대 UHD TV 제조사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하이센스는 16% 점유율로 중국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인 2위를 차지했다. 스카이워스는 13.6%로 3위에 올랐다. 콩카(7.7%)와 TCL(7.6%), 창홍(5.8%)은 나란히 6위부터 8위를 차지했고 하이얼은 1.1% 점유율로 10위를 기록했다.
이들 6개 중국업체는 올해 1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으로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점유율은 55.4%이고 4분기 점유율은 51.8%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곧 발표될 올해 2분기 점유율 집계에서도 50%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업체 중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위 10개 업체에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21.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10.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4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LG전자와 소니보다 UHD TV 시장의 후발주자였다. LG전자와 소니가 2012년부터 진출한데 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분기 점유율은 4.8%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높은 기술력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시장을 공략해 1위로 등극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북미 UHD TV 시장에서 53.2%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시장1위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UHD TV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업체들은 40~50인치 UHD TV를 평균 100만 원대에 출시하고 있다. 비슷한 성능의 삼성전자 제품에 비해 절반 가량 싸다. 삼성전자는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질 경우 점유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지난달 제품 가격을 50만~120만 원 인하했다.
중국업체 가운데 하이센스는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로 지목받는다. 하이센스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점유율을 10%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최근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중국의 하이센스가 삼성전자와 LG전자와 함께 세계 TV업계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센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중국정부의 적극적 지원정책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정부는 농촌 주민이 가전제품을 사면 보조금을 주는 ‘가전하향(家電下鄕)’과 중고 가전제품을 신형으로 교체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등을 시행했다.
하이센스는 세계 최대 UHD TV 시장인 중국시장을 안방으로 삼으며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하이센스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17.6%인데 비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2%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UHD TV 시장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84%나 된다. UHD TV 10대 중 8대 이상이 중국에서 팔린 셈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하이센스에 세계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라인업 강화로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성일경 삼성전자 상무는 지난달 31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UHD TV 시장 점유율을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중국업체들의 보급형 UHD TV에 대응하기 위해 커브드 디스플레이 TV 등 고급형 제품부터 중저가 보급형 제품까지 라인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