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을 앞두고 금융권이 무한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외환시장에서 70여년 만에 최대 변화로 꼽히는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정식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은행들은 물론 외환당국도 새로운 시장 환경 속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30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7월1일부터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정식 시행되면서 국내 외환시장 주요 참여자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소재 외국 금융기관도 국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거래시간도 새벽 2시까지로 늘어난다.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트라우마를 딛고 국내 외환시장 개방 폭을 과감히 확대하는 것이다.
▲ 7월1일부터 외환시장 개장시간이 연장된다. |
이에 따라 외국 기관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던 시장 환경에서 사업을 꾸려왔던 은행들은 새로운 시장 환경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연장시간 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은 4월부터 야간 데스크를 선제적으로 운영해왔는데 7월부터는 5명의 인력을 추가한다. 영국 런던에는 9월까지 8명 규모의 인력을 갖춘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KB국민은행도 외환거래 인력과 영업인력 각 2명씩, 모두 4명의 인력을 연장거래 시간 업무에 배정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대응 인력을 미리 확보해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2명을 투입해 야간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야간데스크 업무를 위해 5명을 충원했다.
NH농협은행도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관련 인력 3명을 확충해 거래시간 연장에 대비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인력 충원은 은행 입장에서 상당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며 “시장이 개방되면 경쟁이 치열해지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준비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 국내은행들이 외환시장 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사진은 거리에 늘어서 있는 시중은행 ATM. <연합뉴스> |
외환시장 개방을 앞두고 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곳은 은행 등 금융회사만이 아니다.
외환당국도 시장이 이번 변화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만전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현 시점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히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지면 야간시간대에도 시장 안정조치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외환시장 관계기관들이 시장개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시장 개방이 전체 시장에 가져올 긍정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거래시간 연장 등 외환 선진화 조치는 향후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선정에 기여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은 올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외환시장 선진화 노력은 인정 받았다.
MSCI는 이번 국가 재분류 결과를 발표하면서 외환시장 개방 등을 위해 개선된 조치를 인정하고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외환시장 거래시간은 7월 새벽 2시로 연장되는데 이어 추후 24시간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