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회사들이 미국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약가 인하를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규제 문턱을 낮추고 있어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2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위쪽)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이 미국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 개정에 따라 수혜를 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
30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상호교환성과 관련한 규정을 변경하고 있다.
미국 FDA는 현재 “참조 제품과 호완성 입증을 위한 고려사항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가이던스 초안을 내놓은 상태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간 상호 호환의 영향을 보여주는 연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다른 국가에서는 별도로 바이오의약품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를 비교하는 임상을 하지는 않지만 유독 미국에서만 추가 임상을 통해 상호교환성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해당 규정이 변경되면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로서는 별도의 임상을 하지 않아도 약국에서 오리지널과 교체 처방을 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의약품 가격 인하를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내면서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2600억 달러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약가 인하 및 교체처방 지정 없이 모든 바이오시밀러를 대체 처방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개정이 확정되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개발이 활발해지고 약국 차원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쉽게 대체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로서는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수혜를 거둘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휴미라 관련 이미지. |
애초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미국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을 때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휴미라가 2023년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특히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의약품이라는 점에서다.
휴미라는 2012년부터 10년 동안 세계 의약품 매출 1위로 2022년에만 하더라도 세계 매출 212억3700만 달러(약 27조 원) 가운데 미국에서만 매출 186억 달러(약 25조6천억 원)를 올린 바 있다.
여기에 미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의약품 가격을 제조사가 결정하고 있어 약값이 가장 비싼 나라로 꼽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약가가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미국 의약품 가격 구조 특성상 리베이트가 합법인 만큼 휴미라 개발사인 에브비가 보험사 및 병의원, 약국에 대규모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기대감이 한 풀 꺾인 바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상호교환성 규제가 변경되면 추가적 임상을 하지 않아도 돼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며 “다만 아직까지 미국 대선이 남은 만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