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세타2 엔진결함과 에어백 결함은폐 논란으로 국내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구성된 국내 커뮤니케이션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내부제보가 확산되면서 국내 소비자의 현대차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고객소통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
|
▲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2015년 10월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진행된 ‘마음드림’ 행사에서 고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014년 10월 쯤 국내영업본부에 커뮤니케이션실을 신설해 국내 소비자의 의견을 듣고 적극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국내 커뮤니케이션실은 사실상 설립 첫해인 지난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초 회사 블로그에 ‘오해와 진실’ 게시판을 열어 수출용과 내수용 차량의 강판차별, 초고장력강판과 에어백 성능에 대한 글을 게재해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8월 국내 고객들을 직접 초대한 자리에서 쏘나타 충돌테스트를 진행했고 10월부터 경영진이 직접 고객과 소통하는 ‘마음드림’ 행사도 진행했다. 지난해 마음드림 행사에 참석한 경영진은 김충호 사장과 권문식 부회장, 그리고 곽진 전 부사장 등 모두 3명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내 커뮤니케이션팀의 활동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곽 전 부사장은 올해 5월 현대차 브랜드 행사인 ‘2016 더브릴리언트 모터페스티벌’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6월 마음드림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마음드림 행사에서 약속했던 옴부즈맨과 자동차공동조사단 등 몇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음드림 행사는 올해 들어 단 한번도 진행되지 않았다. 자동차공동조사단의 본격적인 활동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옴부즈맨제도는 그나마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의 옴부즈맨제도인 ‘H-옴부즈맨’은 전문가와 일반인이 함께 논의해 현대차에 상품, 판매, 서비스, 마케팅,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제안하는 형식이다. 올해 6월 일반인 지원자를 모집했고 10월에 우수 제안을 선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국내 커뮤니케이션실의 역할은 최근 세타2 엔진결함과 에어백 결함은폐 논란이 일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은 국내 커뮤니케이션실이 적절한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현대차가 세타2 엔진을 장착한 미국 쏘나타 차량만 리콜하고 국내 판매차량은 리콜하지 않는 데 대해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대차가 싼타페 에어백 결함을 고의로 은폐했다면 비단 싼타페 차량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불안해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부제보자가 언론을 통해 내용을 공개하고 있어 이에 맞춰 언론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며 “세타2 엔진결함과 에어백 결함의 경우 고객소통뿐 아니라 여러 문제가 얽혀있는 만큼 이 문제를 놓고 국내 커뮤니케이션팀을 탓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소통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변화된 현대차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근래 고객소통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큰 일이 터지자 입을 닫고 있다”며 “정 회장이 현대차 품질문제가 제기되면 즉각 임원의 문책에 나서 현대차 내부에서는 품질문제가 있으면 숨기기에 급급한데 이런 기업문화가 영향을 끼친 거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