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최근 인공지능연구소 산하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사업화 태스크’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AI 음성인식 비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견제하고 AI 가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온디바이스 AI’ 기술 개발 강화, 삼성전자 음성비서 ‘빅스비’ 견제

▲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 경쟁 우위를 노리고 AI 음성인식 비서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를 적용한 휘센 에어컨.  


26일 가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AI 가전 주도권을 위해 '온 디바이스 AI' 기술에 경쟁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SK텔레콤 출신인 김영준 전무를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사업화 태스크 조직장으로 영입했다. 김 전무는 온디바이스 AI 가전의 사업화를 총괄할 것으로 전해졌다.

온 디바이스 AI는 서버를 거치지 않고 생성형 AI 등 고도화한 AI 기능을 기기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연산을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는 만큼 응답속도가 빠르고 보안에 강점이 있다. 

LG전자가 영입한 김 전무는 SK텔레콤에서 AI 음성인식비서 서비스인 ‘에이닷’ 개발과 운영을 총괄했다. LG전자가 그를 영입한 것은 온 디바이스 AI 기술 개발, 특히 음성인식 비서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LG전자 가전은 구체적이고 단순한 명령만 처리할 수 있지만, 앞으로 온 디바이스 AI와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복잡한 명령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삼성전자 '빅스비'와의 가전 AI 비서 경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빅스비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가전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가전에 빅스비가 적용되면 "에어컨 24도로 맞춰줘" 정도의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에서 "나 외출할 거야"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전원을 그는 수준까지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은 지난 4월1일 자사 뉴스룸에 게시한 기고문에서 “가족들과 이야기하듯 자연스러운 대화로 비스포크 AI 가전 제품을 실행시킬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온디바이스 AI’ 기술 개발 강화, 삼성전자 음성비서 ‘빅스비’ 견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이같은 삼성전자의 AI 가전에 대비해 LG전자는 '공감지능' AI 가전을 내세우고 있다. 공감지능은 사용자가 번거롭게 개입할 필요 없이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해주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없이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전자는 3년 이상 연구개발 끝에 지난 2023년 7월 자체 개발한 가전용 온 디바이스 AI 칩인 'DQ-C'와 가전 운영체제(OS)를 선보였다. 회사는 이 AI칩과 OS를 적용한 제품군이 현재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 5가지에서 연말까지 8가지 제품군 46개 모델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가 ‘AI 가전=삼성’이라는 마케팅에 적극 펼치자, LG전자는 ‘가전은 역시 LG’ 구호로 맞대응하고 있다. LG전자는 'AI 가전의 선두주자'라는 타이틀을 삼성전자에 내줄 수는 없다며, AI 가전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가전의 시초는 LG전자가 만든 업(UP)가전”이라며 AI 가전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