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축의금도 달러로", 카카오뱅크 여행 넘어 일상에서도 환테크 돕는다

▲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오너(왼쪽)와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에서 열린 달러박스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비즈니스포스트] “결혼 축하해. 카톡으로 축의금 100달러 보냈어.”

카카오뱅크가 달러박스를 통해 그리는 일상의 모습이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오너(SO)는 25일 서울 서초 부띠크모나코에서 열린 ‘달러박스 기자 간담회’에서 “‘달러박스’가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종일관 달러 중심 트렌드와 생태계를 강조했다.

달러가 트렌드가 되면 축의금은 물론 지인과 가족끼리 달러를 일상생활에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달러박스’를 내놓고 은행권에서 불붙은 환전수수료 무료 전쟁에 뛰어들었다. 달러박스는 달러 입금·원화 출금시 수수료가 상시 면제되는 외환 서비스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초 토스뱅크가 환전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내놓은 뒤 주요 은행 모두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카카오톡이 지닌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달러 환전을 여행에 필요한 일시적 서비스가 아닌 하나의 트렌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달러박스에서 이용자 입금 환율과 현재 환율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이른바 ‘환테크’를 돕는 것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에 다른 은행 대비 강점으로 꼽은 ‘달러 선물’ 기능도 실었다. 달러 선물은 카카오톡 친구라면 누구에게나 달러를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장] "축의금도 달러로", 카카오뱅크 여행 넘어 일상에서도 환테크 돕는다

▲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오너.


오보현 서비스오너는 “기존 환전 서비스는 휴가철에 여행 목적으로 사용하고 잊혀지는 단순 환전 서비스였다”며 “달러박스는 특별한 휴가철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도 함께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환전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 은행권이 대상 국가를 경쟁적으로 늘리는 것과 달리 달러에만 집중할 계획을 세웠다.

달러에 집중한 이유로는 자산으로서 지니는 높은 가치를 꼽았다.

한국은행 통계를 인용해 4월 기준 국내 외화예금 81%가 달러에 몰려 있다는 점도 짚었다. 

오보현 서비스오너는 “달러는 환전 과정에서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중간에 끼는 필수통화다”며 “달러 서비스를 강화해서 원화처럼 쓰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일 것이고 다른 통화로 확대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레드오션으로 평가되는 환전 수수료 무료시장에서 꺼내든 차별화한 무기는 ‘상생’이다.

경쟁이 치열한 환전수수료 무료시장에서 다른 은행처럼 자체 체크카드 등 신상품을 출시해 고객을 모으기보다 이미 자리 잡은 스타트업과 협업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달러박스에 입금한 돈은 카카오뱅크가 제휴를 맺은 '트래블월렛' 카드로 전세계 70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트래블월렛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2019년 환전 외화를 수수료 없이 현지 은행에서 직접 찾을 수 있도록 해 입소문을 탄 스타트업이다. 트래블월렛 카드는 6월 기준 누적 500만 장 가량이 발급됐다.
 
[현장] "축의금도 달러로", 카카오뱅크 여행 넘어 일상에서도 환테크 돕는다

▲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는 “카카오뱅크와 2년 전부터 미팅을 시작해 치열히 고민했다”며 “여러 선도기업 사례를 분석해 보니 ‘생태계’란 단어로 귀결됐고 이번 달러박스는 이같은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협력할 많은 기업들이 상생의 DNA을 갖고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순히 큰 회사가 작은 회사에 베푸는 수혜를 넘어 말 그대로 상생, ‘같이 살자’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를 바탕으로 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청사진을 앞으로 더 발전시킬 계획을 세워뒀다.

달러박스를 미국 주식투자와 연계하는 방안 등도 검토 대상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보현 서비스오너는 카카오뱅크의 비전처럼 달러의 일상화가 가능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카카오뱅크 미니를 예로 들어 대답했다.

오보현 서비스오너는 “카카오뱅크 미니를 출시할 때도 학생들이 카드를 발급받아 쓰는 미래를 상상하지 못했다”며 “이런 것이 기획자가 그려나가는 목표이고 꿈이다”고 답변했다.

청소년 대상 서비스인 카카오뱅크 미니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며 많은 가입자를 모았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3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 164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소비자도 갖춰져야 하는 만큼 달러박스가 얼마나 좋은 혜택을 제시하는지도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최근 해외 가맹점 5% 캐시백 혜택을 내건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놨다. 신한금융의 ‘쏠트래블’이나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도 비슷한 혜택을 내걸고 있다.

오보현 서비스오너는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과 가장 차별화한 점은 제휴와 확장으로 외연을 넓혀간다는 점이다”며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달러를 활용할 수 있는 더 많은 파트너가 카카오뱅크를 찾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