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7월부터 미국에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본격적으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가상화폐시장에 별다른 호재성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기점으로 알트코인 강세장이 펼쳐질 수 있다고 바라본다.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본격화 눈앞, 지지부진 알트코인 시세 반등 기회 될까

▲ 미국에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7월 첫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더리움 그래픽 이미지.


다만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만큼 이더리움 현물 ETF에 유입될 수 있느냐는 변수로 꼽힌다.

24일 가상화폐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7월 첫째 주부터 미국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오전 네이트 제라시 ETF스토어 최고경영자는 X에 올린 글에서 “6주 전만 하더라도 이더리움 현물 ETF는 희망고문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아니다”며 “이더리움 ETF는 ‘아마도’ 다음 주쯤에 출시될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을 예측해 유명세를 탄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연구원도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 휴일이 시작하기 전인 7월2일까지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SEC)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이후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 자산운용사들도 거래 시작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1일에도 자산운용사 반에크와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등이 수정된 S-1 문서를 SEC에 제출했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이외 다른 가상화폐는 상품이 아니라 증권으로 볼 수도 있어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완고한 태도를 보였으나 5월 말 전격적으로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6월 초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시기는 자산운용사들이 얼마나 빠르게 SEC의 요구에 응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받은 자산운용사들은 겐슬러 위원장의 발언에 호응해 지난 몇 주 동안 거래를 위해 필요한 S-1(증권신고서) 문서를 SEC의 요구에 따라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본격화하면 비트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하고 있는 알트코인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전고점을 돌파하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가상화폐시장 전반의 상승장을 이끌었다.

이에 이더리움도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면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2021년 전고점을 경신하면서 최고가를 돌파하고 침체된 가상화폐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변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만큼 이더리움 현물 ETF에도 관심을 보일지 여부다. 

이더리움이 가상화폐시장에서 비트코인 다음 가는 시가총액을 지니고 있고 비트코인 ETF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더리움 현물 ETF에 유입되는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보다 미약할 것이라는 예측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디지털자산위클리 보고서에서 “이더리움은 일반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낮으며 관심도 상대적으로 낮다”며 “비트코인보다 자금 유입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당시와 마찬가지로 거래 시작 초반에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압력으로 단기적 이더리움 시세가 약세 흐름을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본격화 눈앞, 지지부진 알트코인 시세 반등 기회 될까

▲ 가상화폐 분석가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에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때보다 적게 들어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특히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에 스테이킹 기능이 제외된 점도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스테이킹은 가상화폐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겨 새로운 블록을 생성하는 거래 검증 작업에 참여하면 이에 따른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지급받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SEC가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투자 계약으로 간주해 연방증권법에 따른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이번 현물 ETF 승인을 받으면서 스테이킹 기능을 삭제한 것으로 알렸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13일 하반기 디지털자산 전망 보고서에서 “스테이킹이 제외된 이더리움 현물 ETF는 이더리움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연간 2~3% 수준의 기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관 투자 수요는 비트코인, 투기적 수요는 솔라나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더리움은 실질적 효용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비트코인 대비 기관 투자자들의 진입 유인이 낮을 것이다”며 “미국 현물 ETF 승인에 따라 10억~20억 달러의 유입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