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솥도시락 어색하게 다가온 친환경 전시회, '지구와 공존' 진심 느끼다

▲ 한솥도시락을 운영하는 한솥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본사 지하 1층 한솥아트스페이스에서 ‘지구 곁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이라는 부제를 단 전시회를 진행한다. <한솥>

[비즈니스포스트]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환경의 달이기도 하다.

환경의 달을 맞아 ‘더클로징서클’이라는 무료 전시회를 여는 기업이 있다.

한솥도시락을 운영하는 한솥이 서울 본사 지하에서 의미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8일 한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본사 지하 1층 한솥아트스페이스에서 더클로징서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솥은 이번 전시회에 ‘지구 곁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한솥도시락은 포장 주문은 말할 것도 없고 매장에서도 일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판매한다.

일회용품을 주로 사용하는 기업이 환경을 생각하는 전시회라니.

궁금한 마음으로 갤러리에 들어섰을 때는 다른 전시회들과 별다를 것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작품들을 가까이에서 보니 다른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지구환경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메시지를 담았다.

친환경 작가 11명이 참여해 각자 만의 방식으로 작품에 친환경 요소를 더했다.
 
[현장] 한솥도시락 어색하게 다가온 친환경 전시회, '지구와 공존' 진심 느끼다

▲ 져스트프로젝트라는 디자인스튜디오가 재생 아크릴로 만든 ‘시간형’이라는 작품. 시간이 지나면서 비와 바람, 햇빛으로 인해 아스팔트나 보도블럭 등 사이로 조금씩 드러나는 땅의 형상을 재생 아크릴에 담았다. 작가가 직접 돌아다면서 사진을 찍고 그 모습을 몰드를 따서 만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갤러리 입구에는 마치 깨진 얼음조각들 같은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져스트프로젝트라는 디자인스튜디오가 재생 아크릴로 만든 ‘시간형’이라는 작품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와 바람, 햇빛으로 인해 아스팔트나 보도블럭 등 사이로 조금씩 드러나는 땅의 형상을 재생 아크릴에 담았다.

작가가 직접 돌아다면서 사진을 찍고 그 모습을 몰드를 따서 만들었다.

류종대 작가, 심다은 작가, 이우재 작가는 간담회에 참석해 직접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류 작가는 ‘기와집’과 ‘컬러풀 문 자’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가 어린 시절 대부분 시간을 보냈던 기와집의 지붕과 마당에 있던 장독대를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었다.

류 작가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꼭 필요한 만큼만 재료를 사용한다.

옥수수전분에서 추출해 만든 생분해 플라스틱을 사용해 지속가능한 작업을 추구한다.

심 작가는 폐도자기를 활용해 ‘인간의 암석’이라는 작품을 내놨다.
 
[현장] 한솥도시락 어색하게 다가온 친환경 전시회, '지구와 공존' 진심 느끼다

▲ 심다은 작가(오른쪽 첫 번째)는 폐도자기를 활용해 ‘인간의 암석’이라는 작품을 내놨다. 심 작가는 버려진 도자기 조각들을 모아 잘게 부수고 땅에서 채집한 점토와 섞어 작품을 빚어냈다. 지구 순환에 대한 시선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심 작가는 도시에 버려진 낡은 도자기를 모은다. 도자기는 흙에서 출발했지만 고온에서 구워지면 땅으로 돌아가기 굉장히 어려운 산업폐기물이 된다.

심 작가는 버려진 도자기 조각들을 모아 잘게 부수고 땅에서 채집한 점토와 섞어 작품을 빚어냈다. 지구 순환에 대한 시선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이 작가는 폐신문지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종이가 재활용이 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종이 재활용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섬유 입자가 가늘어져 재활용이 불가능해진다. 신문지는 이런 과정을 마지막 단계까지 거친 재료에 가깝다.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해진 재료를 사용해 작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이 작가의 고민이 느껴졌다.

이 작가는 관람객들이 본인의 작품을 감상할 때 가까이 와서 직접 손으로도 만져볼 것을 추천했다.

한솥은 작품 전시 외에도 방문객들에게 실제 친환경 작품을 제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수업도 진행한다.
 
[현장] 한솥도시락 어색하게 다가온 친환경 전시회, '지구와 공존' 진심 느끼다

▲ 한솥도시락 컵밥을 담아주는 종이 용기는 종이를 비롯한 목재 원료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 관리, 유통됐음을 인증하는 FSC 인증 소재로 만들어진다. 매장에서 착용하는 티셔츠는 폐페트를 재활용해 만든 원단을 100% 사용해 제작된다. 한솥에 따르면 유니폼 한 벌당 폐페트 13개 정도가 사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한솥은 예전부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 기업에 속한다. 한솥도시락 특성상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컵밥을 담아주는 종이 용기는 종이를 비롯한 목재 원료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 관리, 유통됐음을 인증하는 FSC 인증 소재로 만들어진다.

매장에서 착용하는 티셔츠는 폐페트를 재활용해 만든 원단을 100% 사용해 제작된다. 한솥에 따르면 유니폼 한 벌당 폐페트 13개 정도가 사용된다.

1990년대에는 한솥도시락을 먹고 남은 플라스틱 용기를 매장으로 가져오면 액자나 종량제 봉투 등을 증정하기도 했다.

시간이 갈수록 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ESG 경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솥의 고민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경과 관련된 전시회를 준비할 정도의 진심이라면 지구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전시회는 7월28일까지 진행된다. 오전 10시반부터 오후 7시반까지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