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가 수백만 명 멤버십 구독자를 보유한 네이버와 협업하게 되면서 업계에 미칠 파급효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요기요는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실시한 쿠팡이츠에 최근 업계 2위 자리를 내줬다. 네이버와의 콜라보를 통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인데 가시적 성과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츠에 역전 당한 요기요, 네이버와 콜라보로 2위 탈환 '글쎄'

▲ 요기요가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무료배달 서비스를 진행한다. <요기요>



23일 요기요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멤버십 가입자는 26일부터 추가비용 없이 요기패스X를 이용할 수 있다. 26일부터 요기요 앱에서 네이버 계정을 연동하면 된다.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은 월 4900원에 네이버쇼핑 무료배송, 롯데시네마, GS25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요기패스X는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요기요 구독형 멤버십이다. 한 달 구독료는 2900원이다.

이번 제휴를 통해 요기요는 잠재고객의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다.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은 가족·지인이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위드 패밀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매월 정기결제를 통해 유료 구독을 유지하는 ‘유료 구독 유지율’은 95%에 달한다. 네이버플러스멤버십 장기 구독자 일부가 요기요 충성 고객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올해 네이버멤버십 1분기 매출은 약 480억 원이다. 현재 네이버멤버십 한 달 구독료가 4900원인 것을 고려하면 네이버멤버십 월간 이용고객은 3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요기요의 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다면 쿠팡이츠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와우멤버십 회원 일부가 네이버플러스멤버십 회원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기존 와우 멤버십회원들은 8월부터 인상된 구독료를 납부해야한다.

인상된 와우멤버십 구독료는 월 7890원이며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은 4900원이다. 가격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물론 와우 멤버십은 쿠팡 무료배송과 쿠팡 플레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비용적인 면에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네이버플러스멤버십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요기요는 무료배달을 앞세운 쿠팡이츠에 점유율이 밀리며 고객 유치를 위한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요기요는 4월부터 배달비 무료혜택을 제공하는 요기패스X의 한 달 구독료를 기존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9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가격을 낮춘 것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요기요 5월 월간 사용자 수는 595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215만 명이 감소했다. 쿠팡이츠는 697만 명을 기록하며 요기요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쿠팡이츠에 역전 당한 요기요, 네이버와 콜라보로 2위 탈환 '글쎄'

▲ 요기요가 업계 2위 탈환을 위해 지속적으로 배달비 할인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요기요>


일각에서는 네이버와의 제휴로 이미 쿠팡이츠로 돌아선 고객들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요기요는 요기패스X의 구독료를 대폭 낮추며 점유율 확대를 노렸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현재 네이버플러스멤버십과 쿠팡 와우멤버십에 동시에 가입된 고객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개의 멤버십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 현재 쿠팡이츠를 사용하고 있다면 요기요로 돌아설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요기요가 제공하는 혜택의 지속가능성에도 회의적 시선이 나온다.

현재 요기요의 재정 상황은 좋지 않다. 

요기요 영업손실은 2022년 1116억 원, 2023년 655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적자폭은 개선됐으나 당기순손실은 865억 원에서 4841억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경쟁사인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은 사정이 다르다. 무료배달에 따른 출혈경쟁을 버틸 여력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쿠팡이츠의 모기업인 쿠팡은 4월 와우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렸다. 와우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 14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멤버십 수익으로만 1년에 1조3255억 원을 버는 셈이다. 올해 와우멤버십 회원은 더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배달시장의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약 7천억 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 수익구조도 확보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21년 7월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고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옛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을 인수했다. GS리테일의 지분율은 30%로 초기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모두 3천억 원을 투자했다.

GS리테일이 한 번에 수천억 원을 들여 인수합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요기요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요는 요기패스X를 중심으로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주문수를 늘려가는 것이 목적”이라며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을 내다보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