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티웨이항공의 ‘운항지연 사태’와 관련해 정홍근 대표이사가 내놓을 해법에 관심이 모인다. 

티웨이항공은 며칠 사이 벌어진 운항지연 사태에서 아쉬운 고객 대처와 ‘기체 바꿔치기’ 등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티웨이항공 위기관리 도마 위에, 정홍근 고객 신뢰 '꼬인 실타래' 타개책 주목

▲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19일 티웨이항공의 잇따른 운항지연 사태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착수하자 정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선이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잇단 운항지연에서 보여준 대처로 인해 ‘고객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13일 발생한 ‘오사카행 11시간 지연사태’와 관련해 티웨이항공은 기체 정비를 약 7시간 만에 마쳤으나 승객의 자발적 하기 및 승무원 교체로 인해 출발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는데 해당 편 탑승객들이 기체 정비가 실제로는 9시간가량 이어졌다고 주장하면서 티웨이항공은 ‘거짓해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또한 티웨이항공이 사태 발생 당일 투입기체를 변경한 것이 알려지면서 바꿔치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오사카 노선에서 지연을 일으킨 기체(편명 ‘HL8501’)를 원래는 인천-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에 투입하려고 했다가 HL8501이 기체결함으로 정비시간이 길어지자 같은 A330-300 기종의 기체(편명 ‘HL8500’)를 투입하는 것으로 비행계획을 변경했다. 

티웨이항공은 정비시간이 더 길어진다면 자그레브공항에 도착 시 이용불가 시간에 걸릴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다른 기체를 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HL8500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인천-오사카 노선에 투입된 HL8501이 결국 11시간의 지연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티웨이항공의 선택이 유럽연합의 항공사 지연보상 규정을 의식해 내린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항공사의 사정으로 항공편이 지연·결항될 경우 운임환불 이외에 보상으로 1인당 최대 600유로(약 90만 원)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공격적으로 장거리 노선 사업을 확대하는데 전념했던 정 대표가 티웨이항공의 내실을 다져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국내 항공사 평균보다 높은 지연율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국내 항공사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0곳 중 9위를 기록하는 등 외형에 비해 서비스 품질 관련 지표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기종 A330-300는 정홍근 대표가 중장거리 지역 취항을 위해 낙점한 중대형 기체이다. 티웨이항공은 2022년 A330-300을 3대로 현재 자그레브, 비슈케크, 시드니, 울란바토르, 싱가포르 등으로 띄우고 있는데 기재 운영이 빽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A330-300 2대를 추가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상반기가 끝나가는 현재까지도 추가 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2017년 중장거리 노선으로의 사업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티웨이항공은 오랜 기간 준비과정을 거쳐 2022년 12월 인천-호주 시드니 시작으로 2023년 5월 인천-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2024년 5월 인천-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등 노선 운항을 시작하며 중장거리 노선망을 넓히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기체 및 운용인력 등을 이관받아 하반기 서유럽 4개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기도 하다. 또한 인천-캐나다 벤쿠버를 비롯해 올해 운수권을 획득한 청주-인도네시아 발리, 우즈베키스탄, 인도(뉴델리·뭄바이) 등도 중장거리 취항지로 거론된다.
 
티웨이항공 위기관리 도마 위에, 정홍근 고객 신뢰 '꼬인 실타래' 타개책 주목

▲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가 2017년 6월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서울에서 열린 비전선포식 '티웨이블로썸2025'에 참석한 모습. 정 대표는 중대형 기체를 도입해 미국과 유럽에 취항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티웨이항공>


정홍근 대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최장수 CEO’ 타이틀을 가진 인물이다. 2015년 말 대표이사 취임 이후 노선 확장을 적극 주도하면서 2023년 진에어를 제치고 국내 저비용항공사 2위 자리(여객 수송실적 기준)에 티웨이항공을 올려놓았다.

그의 취임 당시 12대에 그쳤던 티웨이항공의 기단 규모는 2023년 말 기준 30대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매출은 2669억 원에서 1조3492억 원으로 5배 넘게 늘어났다.

정 대표는 1986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2009년 진에어 창립 초기 구성원으로 합류하는 등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를 두루 경험한 영업전문가이다. 

2013년 티웨이항공으로 소속을 옮긴 뒤 2015년 12월 티웨이항공의 대표이사에 올라 현재까지 티웨이항공을 이끌고 있다. 2018년에는 티웨이항공의 상장을 통해 사세 확장을 위한 자금을 유치하고 코로나19가 퍼지는 동안에도 중장거리용 기종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선 확대 전략을 펴왔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불가피한 안전점검으로 인해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지속적 안전관리와 항공기 도입 등으로 안전운항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