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글로벌 투자자에 '엔비디아 대안' 주목, "주가 저평가"

▲ 글로벌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와 비교해 저평가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을 투자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HD현대일렉트릭 등 주요 관계사의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 메모리(HBM) 등 제품 성장성과 한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크게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17일 투자전문지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이외에 다양한 인공지능 관련주를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는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가 연일 가파르게 상승하며 투자 매력도가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대만 증시에 상장된 일부 기업들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종목 주가는 대체로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 상장사와 비교해 저평가되고 있다.

배런스는 신흥시장에서 반도체 설계와 제조, 패키징 기술에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며 전문가들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대만증시에서 역대 최고가를 쓰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TSMC 주가 역시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약 33% 저평가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TSMC는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 반도체를 독점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로 현재 공급망에 가장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배런스는 인공지능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HBM 선두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투자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대안에 해당한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모두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주 대비 크게 저평가된 것으로 파악된다.

배런스의 집계 시점 기준으로 2025년 순이익 예상치 대비 주가수익률(P/E)은 삼성전자가 10.3배, SK하이닉스가 6.9배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TSMC 주가수익률이 23.3배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기관 골드만삭스애셋매니지먼트는 배런스를 통해 삼성전자가 아시아에서 가장 낮게 평가된 인공지능 관련주 가운데 하나라는 관측도 전했다.

다만 배런스는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대신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우선시한다는 점, HBM 분야에서 기술 발전 속도가 SK하이닉스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 등을 약점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에셋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가 수 개월 안에 엔비디아의 신형 HBM 공급망에 포함될 수 있다면 시장의 인식을 바꿔낼 잠재력이 있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 매출에서 인공지능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5%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28년에는 매출 기여도가 6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HD현대일렉트릭도 주가수익률이 19.4배 수준으로 집계돼 인공지능 데이터서버 분야의 전력 수요를 고려한다면 비교적 저평가되고 있는 인공지능 관련주로 꼽혔다. 

배런스는 한국 정부가 재벌기업의 주주환원 강화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도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는 많은 노력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지만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 주가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 관리업체 레일리언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는 배런스를 통해 “한국 정부가 일본을 뒤따라 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성공한다면 투자자들의 우려가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