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엔비디아를 이을 인공지능(AI)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브로드컴은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10분의1 주식분할을 발표하며 시장의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브로드컴 제2의 엔비디아로 부각, AI 수혜에 주식분할 자신감까지 '판박이'

▲ 미국 증권가에서 브로드컴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제 2의 엔비디아가 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브로드컴 본사.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전날보다 12.27%(183.48달러) 오른 1678.99달러에 장을 마쳤다. 2020년 3월19일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브로드컴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는 약 20% 올랐다.

브로드컴이 12일 2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한 뒤 매수세가 크게 늘었다.

브로드컴은 2분기 매출 125억 달러, 영업이익 71억 달러를 냈다. 1년 전보다 각각 43%, 32% 늘었다. 시장 전망치도 각각 3.6%, 6.9% 웃돌았다.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 열기에 힘입어 실적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브로드컴은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위한 맞춤형 반도체(ASIC)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AI용 반도체들의 네트워킹을 강화해 속도를 향상시키는 가속기 제품이 현재 인기를 끌고 있다.

향후에도 AI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브로드컴은 올해 매출액 가이던스를 510억 달러로 기존 500억 달러보다 상향하기도 했다. 

여기에 주식을 10대1 비율로 액면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브로드컴은 지난 12일 실적발표에서 “브로드컴 주식의 거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액면분할을 실시한다”며 “7월11일 장마감까지 브로드컴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7월12일 장마감 이후 9개의 추가 주식을 받게될 것”이라 말했다.

주식의 액면분할은 시가총액은 유지한 채 주가는 낮추므로 기존 주가에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의 유입을 용이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나 향후 실적 성장성에 힘입어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기대될 때 액면분할을 실시할 때가 많은 만큼 주식시장에서는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AI 대세주인 엔비디아도 최근 10대1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는 약 2주 동안 20% 이상 올랐고 10일 액면분할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브로드컴은 엔비디아와 닮은 구석이 많은 가운데 월가에서는 브로드컴이 제2의 엔비디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번스타인의 선임 연구원인 스테이시 라스곤은 지난 8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이후로 가장 강력한 AI 수혜주는 브로드컴이다”고 말했다.

그는 “AI 네트워킹은 연산 능력만큼이나 중요하다”며 “브로드컴은 이 분야에서 구글, 메타 등 공룡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로드컴 제2의 엔비디아로 부각, AI 수혜에 주식분할 자신감까지 '판박이'

▲ 엔비디아는 최근 주식을 액면분할 한 뒤 주가 상승세가 재차 시작됐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엔비디아 사옥.


미국 매체 바론스에 따르면 JP모간의 연구원인 할란 설도 최근 보고서에서 “브로드컴이 제시한 올해 하반기 매출 성장치는 보수적인 수준”이라며 “구글, 메타 등을 향한 AI 네트워킹 장비 판매가 하반기에 더욱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브로드컴의 월가 목표주가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미국 투자매체 더스트릿에 따르면 브로드컴의 월가 목표주가 전망치 평균은 최근 250달러 오르면서 1950달러까지 급등했다. 곧이어 2천 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비벡 아리아 연구원은 브로드컴 목표주가를 1680달러에서 2천 달러로 올리면서 “브로드컴이 향후 AI 대세 종목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브로드컴 주가가 최근 많이 올랐다지만 아직 엔비디아를 따라갈 정도는 아니다. 브로드컴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50.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주가는 161.72% 올랐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