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전력기기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 러시 등으로 세계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전력기기 시장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우 사장은 이 시기를 해외 전력기기 사업 확장의 절호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중공업 글로벌 사업 확장 질주, 우태희 전력기기 슈퍼사이클 올라탄다

▲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 발맞춰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13일 증권업계와 전력기기업계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전력기기 업황은 2021년 반등한 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AI 서비스에 따른 새로운 전력기기 수요까지 증가하며, 호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력기기 업황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장기 침체에 빠졌었다. 그러나 2021년 말부터 반등해 호황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등의 노후화 전력기기의 교체 시기가 도래한 데다 세계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도입, 중동의 신도시 건설, 개발도상국의 전력망 확충 등이 겹치며 전력기기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IT산업의 전력 수요가 가세하며 전력기기 호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AI 고도화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구축과 슈퍼컴퓨터 도입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세계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 달러에서 2030년 5320억 달러, 2050년에는 6360억 달러로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 초황기를 맞아 세계 각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의 초고압변압기 공장의 증설을 위해 약 1천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증설이 완료되면 회사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보다 1.4배 늘어난다. 

우태희 사장은 “전력기기 슈퍼사이클 바람에 제대로 올라타 세계 시장에서 톱클래스 공급업체로 자리잡겠다”며 “더 많은 고객들에 고품질의 지속가능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호주, 중동,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지역 전력기기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경쟁사들에 비해 수주 가능성을 높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최근 아프리크 모잠비크 국영 전력청 EDM과 전력망 강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사업 규모는 428억 원으로 2029년까지 220kV급 초고압변압기 14기를 교체·공급하고 노후화 변전소의 설비 개선과 용량 증대를 수행키로 했다.  

모잠비크 외에도 나마비아,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등지에서 초고압변압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기기 공급과 변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회사의 아프리카 지역 수주 금액은 5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중공업 글로벌 사업 확장 질주, 우태희 전력기기 슈퍼사이클 올라탄다

▲ 효성중공업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서 모잠비크에 대규모 전력기기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이사(왼쪽),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가운데), 마르셀리노 알베르토 모잠비크 국영 전력청(EDM)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세계 시장에서 사업기회가 넓어진 것은 우 사장에게 능력을 발휘할 좋은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부문 관료로서 글로벌 역량을 쌓으며 각국 민·관 영역에서 네트워크를 탄탄히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사업은 각국 정부의 입김이 적잖이 미치는 분야로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큰 편이다. 정부 사업의 절차를 이해하고 적합한 협상 대상자를 찾아 영업을 진행하는 것이 해외 전력기기 사업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우 사장은 1962년 생으로 연세대 행정학과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3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 통상차관보를 거쳐 2016년 제2차관에 올랐다.

관료 생활을 마무리한 뒤인 2020년부터는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맡으며 국내외 재계와 두루 교분을 쌓았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