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관세장벽에도 중국 전기차 수출 의지 강력, 내수시장 포화에 활로 찾아

▲ 유럽연합의 관세 부과가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수출 의지를 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BYD 전기차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지만 BYD를 비롯한 주요 제조사의 유럽 진출 의지를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며 성장에 한계를 맞고 있어 유럽에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현지화 전략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연합이 주요 회원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수입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상황에도 중국 기업들의 진출 의지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 실적은 여전히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유럽 공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정부에서 막대한 지원을 받아 전기차 생산을 늘린 뒤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저가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혹을 두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유럽연합의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 부과 결정이 중국에 통보된다. 이후 유럽연합 주요 회원국의 동의 등 절차를 거쳐 관세율이 확정된다.

BYD를 비롯한 중국 기업의 전기차는 유럽 제조사들의 차량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무기로 앞세우고 있다. 자연히 유럽연합은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늘어나는 일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에 고율 수입관세가 확정된다면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불리해질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 진출을 미루거나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은 처지다.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져 신규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만큼 제조사들이 해외 수출로 활로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가 확보한 중국승용차협회 집계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중국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46.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30% 초중반대에 머무르고 있던 친환경차 수요가 내연기관 차량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는 의미다.

친환경차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는 결국 중국 제조사들이 내수시장에서 신규 소비자 수요를 확보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친환경 정책 등 영향으로 전기차 수요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유럽에서 수출 기회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유럽에 직접 판매망을 구축하거나 현지 전기차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통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유럽에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 물량이 25% 이상 줄어드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독일과 헝가리, 스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중국의 무역보복 등 가능성을 우려해 관세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