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구글 VS 애플-오픈AI’, 모바일 AI 패권경쟁 시작됐다

▲ 모바일 AI 패권경쟁이 본격 개막됐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구글과 손잡고 모바일 인공지능(AI)을 선도하는 가운데 ‘애플-오픈AI’ 동맹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전통의 ‘안드로이드 동맹’으로 모바일에서 오랜 협력관계를 이어온 만큼, AI에서도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생성형 AI 최강자인 오픈AI를 우군으로 끌어들인 애플이 아이폰 생태계에 AI를 본격적으로 접목함에 따라 두 연합의 향후 경쟁 구도가 한층 가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4o'를 음성 비서 '시리'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그동안 AI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시리’가 사용자의 부정확한 음성을 인식하는 데 한계를 노출하며 사실상 자주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가 된 데다, 챗GPT와 같은 텍스트 기반 생성형 AI에서 애플은 사실상 기술적으로 걸음마 단계였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 AI 선두주자인 오픈AI와 손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리는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기능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반면 오픈AI의 ‘GPT-4o’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애플 경영진들이 여태껏 시리로 달성하고자 했던 기술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모바일 AI 시장을 개척하가고 있다.
 
‘삼성전자-구글 VS 애플-오픈AI’, 모바일 AI 패권경쟁 시작됐다

▲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처음 적용된 구글의 '서클 투 서치' 인공지능(AI) 서비스. <삼성전자>

올해 1월에는 세계 최초의 '온 디바이스 AI'(기기 자체에서 AI 기능 제공)가 적용된 갤럭시S24를 공개하며 구글과 협력한 '서클 투 서치'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서클 투 서치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오갈 필요 없이 어느 화면에서나 간단히 동그라미를 그리면 검색 결과가 제공되는 기능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어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또 2025년 초 출시되는 갤럭시S25 시리즈에는 온 디바이스 AI에 최적화된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 나노’가 탑재되는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아이폰에 탑재되는 ‘GPT-4o’의 대항마로 제미나이 나노를 내세우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새 AI 모델의 최적화를 위해 모바일 프로세서(AP) 설계 단계부터 준비하고 있다.

갤럭시S25에는 3나노 공정 기반의 자체 AP ‘엑시노스2500’이 탑재되는데, 여기에 구글의 4세대 AI 반도체 ‘텐서프로세서유닛(TPU)’을 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구글 VS 애플-오픈AI’, 모바일 AI 패권경쟁 시작됐다

▲ 애플이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4o'를 음성 비서 '시리'에 탑재한다. < Mobile Syrup >


미국 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이 엑시노스2400에서 AI 하드웨어를 강화했지만 여전히 충분치 않다”며 “구글 TPU를 엑시노스2500에 내장하면 기기의 AI와 기계학습의 기능이 향상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에서도 구글과 협력을 강화해 모바일 AI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픈AI를 등에 업은 애플 추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제미나이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생성형 AI 분야에서는 오픈AI에 한참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모바일에서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애플이 최근 애플카를 포기하고 AI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애플-오픈AI는 삼성전자-구글 동맹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AI 제품 개발에만 연간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를 지출할 것”이라며 “과거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도 애플이 진출하기 전에 이미 있었던 시장이었지만 애플은 결국 성공했다. AI에서도 비슷한 일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