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전략에 아이폰 원가절감 '걸림돌', 램 부족으로 기술 구현 어려워

▲ 애플이 온디바이스(On-device)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는 데 아이폰 램 탑재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관측이 나왔다. 애플 아이폰 15 시리즈.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6 시리즈의 램 용량 부족으로 자체 개발한 거대 언어모델(LLM)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애플은 인공지능 전략에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중장기 성장 기회를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됐다.

IT전문지 WCCF테크는 10일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의 예측을 인용해 “애플이 메모리 용량 부족으로 자체 거대 언어모델 개발에 한계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이날부터 열리는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에 적용되는 새 운영체제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궈밍치 연구원은 인공지능 기반의 번역과 검색, 사진 편집과 문서 작성을 비롯해 음성 기반 서비스 ‘시리’ 사용경험 개선 등이 차기 아이폰의 핵심 요소로 발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일각의 예상과 달리 애플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거대 언어모델 기반 챗봇은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직 해당 기술이 구현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궈 연구원은 아이폰16 시리즈 램 탑재량이 8GB(기가바이트)에 그쳐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자체 기술 개발 성과를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바라봤다.

애플이 아이폰의 부품 단가 상승을 감수하고 D램 용량을 늘려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 기능을 구현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를 서두르는 대신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을 우선순위에 두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픈AI, 구글 등 경쟁사와 같이 클라우드 기반의 거대 언어모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애플이 온디바이스 및 클라우드에서 동작하도록 각각 개발중인 자체 인공지능 모델은 이번 개발자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궈 연구원은 애플이 그럼에도 이번 개발자회의를 통해 인공지능 시장 후발주자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인공지능 기반의 다양한 편의기능은 물론 오픈AI와 협력을 통해 제공되는 새 서비스도 공개되면서 시장에서 충분히 긍정적 반응을 얻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궈 연구원은 부품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통해 아이폰16 시리즈 하반기 출하량이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15 시리즈 대비 약 5%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 판매량에 그다지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궈 연구원은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애플 인공지능 기술을 두고 나오는 시장의 반응에 따라 출하량 목표치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궈 연구원은 “애플의 인공지능 투자 성과는 중장기 관점에서 하드웨어 교체수요 증가와 서비스 플랫폼사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단기적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