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 데 대해 그 의도와 목적을 놓고 금호석유화학이 의구심을 제기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17일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유상증자 참여 요청을 받지 못했고 유상증자 관련 질의서의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의도에 의구심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아시아나항공은 11월16일 신주상장을 목표로 3324만 주 1662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달 초 우리사주 20% 배정 규정에 따라 664만8000주를 우리사주에 배정했지만 우리사주 청약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청약이 이뤄지지 않은 유상증자분 전량을 구주주배정분에 추가로 배정했다.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구주주 상대로 유상증자 참여에 적극 나서야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신주 발행가액을 5천 원으로 책정한 데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유상증자를 결정한 시점의 주가는 4600원 대로 현재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주 발행가액이 주가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이번 유상증자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2대주주로 1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유상증자의 목적과 의도 등과 관련해 질의서를 발송했지만 이와 관련해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유상증자 참여여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주주 청약일은 11월2일부터 3일까지다.

아시아나항공의 3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 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구주주 중 금호산업만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유상증자 목표치의 삼분의 일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는 지난달 말부터 사모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달 30일 100억 원에 이어 이달 14일 550억 원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총 650억 원을 조달했다.

사모 회사채는 공모 회사채보다 발행 금리가 높게 결정돼 기업 입장에서는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유리하다. 유상증자는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상환이나 이자 부담이 없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유상증자나 사모 회사채 발행이나 애초 계획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금호석화 질의서는 아직 접수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6월 말 별도기준 차입금은 4조1천억 원 상당이며 이 가운데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1조2천 억 원 정도다. 부채비율은 900%에 육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이 낮은 데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워지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이라며 “조만간 상환해야할 차입금 규모가 적지 않아 자금조달 방식을 놓고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