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사 수 AMD CEO가 6월3일 대만 컴퓨텍스2024 기조연설에서 신형 반도체 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최대 경쟁사인 AMD가 TSMC와 굳건한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삼성전자와 3나노 파운드리 협업 가능성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만 타이페이타임스는 4일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인용해 “TSMC와 AMD의 파트너십은 매우 강력하다”며 “이미 AMD의 3나노 기반 제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리사 수 CEO는 대만 최대 IT행사 컴퓨텍스2024 기조연설 뒤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AMD가 3나노 미세공정 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도입에 특정 업체를 활용한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AMD의 신형 반도체에 삼성전자의 3나노 GAA 파운드리 기술을 도입한다는 관측을 두고 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셈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AMD의 협력 가능성은 리사 수 CEO가 최근 벨기에에서 열린 반도체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했다.
리사 수 CEO가 AMD의 차기 반도체에 3나노 GAA 도입 계획을 언급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온 뒤 해당 기술을 유일하게 상용화한 삼성전자에 자연히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AMD는 그동안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에 TSMC의 파운드리를 주로 활용해 왔는데 삼성전자와 손을 잡는다면 향후 사업 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GAA는 기존 파운드리 공정에 쓰이던 핀펫(FinFET)과 비교해 반도체 성능 및 전력효율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도입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3나노 파운드리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사례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도 AMD와 협력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배경으로 꼽혔다.
TSMC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던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입지를 키울 수 있는 계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리사 수 CEO가 AMD와 삼성전자의 협력 가능성에 불확실한 태도를 보이며 삼성전자를 향한 시장의 기대감은 다소 낮아지게 됐다.
다만 AMD가 TSMC와 굳건한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도 삼성전자와 협업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지는 않은 만큼 파운드리 협업이 논의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TSMC는 이르면 내년 양산을 앞둔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부터 GAA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리사 수 CEO는 “AMD는 항상 가장 앞선 반도체 공정 기술을 활용해 왔다”며 “3나노 이후 2나노 공정을 비롯한 신기술을 분명히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