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수요 AI 서버 넘어서 자율주행차로 확대, D램 업황 개선도 이끈다

▲ HBM 수요처가 인공지능 서버 분야를 넘어 자율주행차까지 확대되며 성장세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의 차량용 반도체 기술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등의 서버용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주로 사용되는 고대역 메모리(HBM) 수요가 앞으로는 자동차 분야까지 폭넓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대중화로 HBM 고객사 기반이 대폭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전문 기업에 더욱 큰 성장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은 HBM 수요 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HBM은 데이터 전송폭을 크게 높여 성능과 전력효율 등을 개선한 고성능 D램 메모리반도체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와 함께 사용되며 폭발적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진행된 증권사 골드만삭스의 반도체 콘퍼런스를 통해 HBM 시장 전망을 언급하며 이전보다 다양한 고객사에서 제품 공급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HBM 수요는 서버용 인공지능 반도체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자동차 관련 고객사들도 관심을 보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HBM 특성상 인공지능과 같은 고성능 연산에 최적화돼 있는데 자율주행을 비롯한 운전보조 시스템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자동차 관련 기업들도 도입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됐다.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되는 다수의 카메라와 센서 등이 받아들이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분석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HBM 기술이 장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HBM 활용 논의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시기가 임박하면서 이러한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론은 PC와 스마트폰 등 분야에서 HBM이 채용되는 일은 단가와 전력 소모량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자동차 시장과 관련한 전망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엔비디아 등 기업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형 IT기업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연히 HBM 메모리도 공급에 비해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자동차 관련 기업들도 이를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한다면 물량 부족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HBM 공급 차질은 전체 D램 업황 개선으로 이어져 가격 상승을 주도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전문 기업의 실적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론은 HBM 1비트를 생산할 때마다 DDR5 규격 D램 3비트를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현재 HBM 생산 확대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만큼 D램의 전체 공급량이 부족해지는 상황에 놓이며 메모리 업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이크론은 한동안 HBM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가 분명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