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분양 적체 등 건설경기 부진으로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정리해나가는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위험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평 "부동산 재구조화 과정에서 PF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 확대"

▲ 부동산 사업장 재구조화 과정에서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28일 발표한 건설산업 점검보고서에서 “부동산 사업장 재구조화 과정에서 PF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5월 금융당국은 발표한 부동산PF 사업성평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브릿지론과 본PF에 토지담보대출, 유동화증권 채무보증 등 평가대상을 추가하고 평가등급을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권 연구원은 6월부터 새로운 평가기준을 토대로 금융당국의 적극적 사후관리 의지가 더해져 올해 안에 부실사업장의 상각 및 경매·공매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개선안 시행 과정에서 건설사의 PF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은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브릿지론 규모가 크고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지방 사업장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특히 재무역량 대비 브릿지론 등 우발채무 부담이 높거나 관련 PF대출 만기가 단기화된 건설사는 신용위험이 상승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건설업계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매출기반이 저하되고 저조한 수익성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2022년~2023년 연평균 건설투자 규모는 259조 원으로 2019~2021년 267조 원보다 축소됐다. 후행 공정에 접어든 사업장 비중이 증가하고 신규수주 규모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한동안 매출기반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 사업장 상당수의 수주단가는 현 수준 투입 원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건설사들이 발주처와 협의를 통한 공사비 증액을 추진하고 있으나 개발사업 전반의 사업성이 저하돼 수익성 보완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규 수주 사업은 상승한 공사원가를 반영해 공사마진을 확보하고 있으나 본격적으로 기성에 반영되기까지 일정기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저하된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분양 적체에 따라 건설사들의 운전자금 부담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미분양이 쌓이면서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추가원가 발생에 따른 미청구공사 규모가 증가하면서 건설사 현금흐름이 저하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권 연구원은 “전체 미분양 물량 중 지방지역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최근 수도권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2023년 이후 수도권 중심 공급이 이뤄지는 가운데 분양가 인상과 고금리 영향에 따라 수요가 위축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PF 부실화 우려가 지속되며 대주단의 PF 대출 만기연장 승인가능성이 과거 대비 크게 하락해 건설사 유동성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