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산층 5가구 가운데 1가구는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은 적자 살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에서 적자 가구 비율은 26.8%로 1년전(26.7%)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중산층 5가구 중 1가구는 적자 살림, 고금리·고물가에 적자 가구 비율 늘어

▲ 2024년 1분기 중산층 5가구 가운데 1군데는 적자 살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지난 23일 서울 명동거리 모습. <연합뉴스> 


적자 가구 비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값)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 비중을 말한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상위 20~40%인 4분위 적자 가구 비율은 1년 전과 비교해 2.2%포인트 높아진 18.2%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2023년 4분기(14.8%)보다 3.4%포인트 늘었다. 

중산층 가구인 소득 40~60%인 3분위 적자 가구 비율은 17.1%로 나타났다. 

고소득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도 증가했다. 소득 상위 20% 이상인 5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은 9.4%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중산층과 고소득층 가구의 적자 살림의 배경에는 고금리·고물가의 장기화와 부진한 소득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높은 물가와 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소비와 이자비용은 증가했지만 소득이 늘지 못하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월평균 가계지출을 보면 1년 전보다 9만9천 원(2.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고 이자비용은 1만4천 원(1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계소득은 6만8천 원(1.4%) 늘어나는데 그쳤고 근로소득은 되레 3만5천 원(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근로소득을 소득 분위별로 보면 올해 1분기 3·4분위 가구의 지출은 각각 5.9%, 4.5% 증가했지만 소득은 5.4%, 2.7% 늘어 지출 증가분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상여금이 감소하면서 고소득 가구인 5분위 근로소득도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