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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은 2.8%로 전망했다.
가계부채 증가세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감안해 10월 금리는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수준인 2.7%를 유지했지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인 2.9%에서 0.1%포인트 낮췄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리스크 요인을 충분히 고려했지만 하반기 경기회복세가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2.7% 성장률 유지는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한국은행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2017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도 경제의 성장 활력을 더 높일 만한 요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2.7%)과 현대경제연구원(2.6%)도 한국은행보다 낮은 수치를 내놨다.
이 총재는 이런 지적에 대해 “내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수출여건이 올해보다 나아지고 설비투자도 회복할 것”이라며 “이런 점들을 균형 있게 고려하면 내년 2.8% 성장이 낙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총재는 이번 전망치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충분히 반영하진 못했음을 인정했다. 리콜 사태는 어느 정도 반영했지만 갤럭시노트7 단종은 이틀 전에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을 전망할 때 고려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삼성전자에서 적극 대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수출 등 국내에 끼칠 영향이 최소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자동차업계의 파업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자동차업계 3곳에서 파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에 따른 전체 생산차질은 3%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노사 간 협의가 완만하게 해결된다면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1%,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1.9%로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고 내년의 경우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0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가 내수를 바탕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지난달과 비교해 경제 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금융통화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동결은 가계부채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6년 9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부채잔액은 9월 기준으로 688조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8월보다 6조1천억 원 증가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 금리와 차이가 줄어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과 다른 연방준비제도 위원의 정책 성향에 비춰볼 때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