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불닭볶음면에 가렸을 뿐,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수출도 빛났다

▲ 삼양식품이 K푸드 수출의 대표기업으로 부각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음료 기업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음료 기업으로 꼽힌다. 사진은 CJ제일제당의 대표 식품 제품 모습. < CJ제일제당 >

[비즈니스포스트] 삼양식품이 국내 식음료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이 된 이유는 바로 수출 때문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75%에 육박하는 식음료 회사는 국내 상장회사 기준으로 삼양식품이 유일하다. 해외 사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 덕분에 기업가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한류의 확산에 올라타 해외 사업의 몸집이 커지는 기업은 삼양식품 뿐만이 아니다.

CJ제일제당과 농심 등 식음료 업계의 전통적 강자뿐 아니라 대상과 풀무원, 빙그레 등도 조만간 수출 성과로 시장의 주목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국내 주요 식음료기업의 1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J제일제당은 1분기에 식품사업부문에서 매출 2조8315억 원을 냈다. 국내 1조4563억 원, 해외 1조3752억 원으로 해외의 매출 비중이 48.6% 수준을 보였다.

CJ제일제당이 식품사업부문의 해외사업에서 내는 매출 비중은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10% 안팎에 불과했다. 2019년 미국 냉동식품기업인 슈완스를 인수하면서 해외사업의 비중이 급증했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 인수 효과 덕분에 2019년 해외 매출 비중을 단숨에 40%로 늘렸고 이후에도 2020년 46.0%, 2021년 45.6%, 2022년 46.7%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슈완스를 제외하면 CJ제일제당이 해외 매출 비중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보기는 힘들다.

CJ제일제당의 기업설명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올린 매출 4조346억 원 가운데 54%가 슈완즈의 냉동피자 제품에서 나왔다. CJ제일제당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 제품 7종, 이른바 K푸드의 매출 비중은 미국 매출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비비고 만두’와 ‘햇반’을 비롯한 대표 브랜드 제품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CJ제일제당 역시 ‘K푸드 수출기업’의 대표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농심 역시 K라면을 대표하는 수출기업 가운데 하나다. 비록 최근 삼양식품의 선전 탓에 농심에 해외 사업에 대한 주목도가 낮아졌지만 농심 역시 북미 1·2공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1분기 해외 실적은 좋지 않았다. 농심은 1분기에 중국과 미국 등 주요 해외법인에서 매출 2953억 원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1.8% 줄어든 것이다. 1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40%가량이다.

2분기부터는 해외법인의 성장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에서는 신라면골드와 프리미엄 사발면 등 신제품을 출시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에는 북미 2공장 라인 증설을 통해 남미 국가까지 제품 판로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2분기 수출이 25% 성장률을 기록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다”며 “북미와 중국법인의 매출도 각각 5%, 3%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농심 역시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34%가량이었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21년 37%, 2022년 39%, 2023년 39% 등으로 안정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농심의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40%도 해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정원’ 브랜드로 유명한 대상도 장류와 조미료 등 대표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에 성과를 내고 있다.

대상은 1분기에 별도기준으로 식품사업부문에서 매출 6122억 원을 냈다. 이 가운데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720억 원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11.8%다.

2022년과 2023년의 수출 비중은 각각 10.5%, 10.6%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출 비중이 1%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김치와 소스, 편의식, 김 등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상은 올해 주요 가공식품 수출에서 매출 3천억 원가량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5.0% 늘어나는 것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에 가렸을 뿐,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수출도 빛났다

▲ 대상도 K푸드의 수출기업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대상은 현재 김치와 소스, 편의식, 김 등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은 대상의 순창고추장. <대상>


조미료사업과 전분당사업 등 소재사업, 식품사업 등을 포괄하고 있는 대상의 해외법인 대상베트남도 김과 소스, 떡볶이 사업에 집중하면서 베트남 현지에서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풀무원과 빙그레 역시 K푸드의 인기 덕분에 수혜를 보고 있는 기업에서 빠지지 않는다.

풀무원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7693억 원, 영업이익 157억 원을 냈다. 2023년 1분기보다 매출은 5.4%, 영업이익은 27.7% 늘었다.

해외법인만 살펴보면 1분기 매출 1545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5.0% 증가한 것이다. 일본과 중국의 매출이 각각 11.4%, 18.4% 후퇴하긴 했으나 주요 수출 국가인 미국의 매출이 14.7% 성장한 점이 긍정적이다.

풀무원 매출에서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기준으로 20.1%다. 비록 해외법인에서 지난해 영업손실 222억 원을 보긴 했지만 올해는 미국법인의 유의미한 적자 폭 축소에 힘입어 손익분기점 이상의 실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빙그레는 1분기에 해외 매출 비중 14.6%를 보였다. 최근 3년 동안 수출 금액이 연평균 21%씩 증가하면서 빙과업계를 대표하는 K푸드 수출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빙그레는 올해 수출로만 매출 1500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보다 20%가량 성장하는 것으로 해마다 꾸준히 해외 매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지점으로 꼽힌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