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을 재소환했다.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21일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21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전 9시20분 즈음 공수처에 출석한 김 사령관은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말한 게 맞나’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가 외압이라고 생각했나’ ‘박정훈 대령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보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두 사람에 대한 대질조사를 통해 ‘VIP 격노설’의 진위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으로부터 받은 지시 내용 등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2월1일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렸던 박 전 단장의 항명 혐의 재판 이후 110일 만이다.
공수처는 앞서 지난 4일에도 김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5시간 동안 조사했으며 이후 김 사령관과 2차 조사 일정을 조율한 끝에 17일 만인 이날 김 사령관을 다시 소환했다.
김 사령관은 해병대 최고 지휘관으로 2023년 7~8월 채상병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전 단장에게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단장은 2023년 7월 수사 결과를 보고한 다음날 김 사령관이 돌연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고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다 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유를 묻자 김 사령관이 “오전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VIP 주재 회의 동안 VIP가 격노하며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사령관은 조사 과정에서 군검찰 조사 당시의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VIP란 단어 자체를 언급한 사실이 없고 VIP가 격노해 장관과 통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 20일에는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