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8월보다 6조 원 이상 늘어나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증가폭을 보였다.

정부가 지난 8월 가계부채대책을 내놨으나 저금리에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6년 9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부채잔액은 9월 기준으로 688조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8월보다 6조1천억 원 증가했다.

  9월 한 달 은행권 가계대출 6조 급증, 가계부채 대책 역부족  
▲ 한국은행이 12일 ‘2016년 9월 금융시장동향’에서 9월 은행권 가계부채잔액이 8월보다 6조1천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상담하는 고객의 모습. <뉴시스>
이 증가폭은 한국은행에서 관련 통계를 밝히기 시작한 2008년 이후 9월 기준으로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2010~2014년 평균 증가액 1조6천억 원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잔액이 9월에 8월보다 5조3천억 원 늘어나 전체 가계부채의 증가를 견인했다. 주택담보대출잔액 증가폭은 7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5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이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의 심사기준 강화를 뼈대로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금융위에서 8월25일에 주택시장의 공급물량을 규제하는 가계부채대책도 내놓았지만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를 막는 데 역부족이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에 주택거래가 늘어나고 있으며 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받지 않는 집단대출도 계속 증가해 전체 가계부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거래지표인 서울시내 아파트거래량은 9월 기준 1만1천 가구로 집계돼 6월 이후 4개월 연속으로 1만 가구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업대출잔액은 9월 기준으로 752조7천억 원으로 집계돼 8월보다 1조8천억 원 증가했다. 증가폭이 8월의 2조 원보다 약간 줄었다.

9월 대기업대출잔액은 은행에서 부실채권을 정리한 영향으로 8월보다 3천억 원 감소했다. 중소기업대출잔액은 8월보다 2조1천억 원 증가했는데 개인사업자대출(2조1천억 원) 증가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들은 9월에 예적금 등 수신잔액 1436조8천억 원을 기록했는데 8월보다 6조3천억 원 증가했다.

수신잔액의 증감폭을 살펴보면 정기예금 5조2천억 원, 은행채 5조4천억 원, 양도성예금증서(CD) 1천억 원, 수시입출금식 예금 -1조6천억 원 등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