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표 라면주인 삼양식품과 농심의 주가 희비가 크게 교차하고 있다.

탄탄한 수출을 바탕으로 삼양식품 실적이 매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시가총액 측면에서 식품업계 ‘거인’ 농심을 크게 따돌린 것이다.
 
‘불닭이 신라면보다 맵네’ 수출로 엇갈린 주가 희비, 삼양식품이 농심 울렸다

▲ 삼양식품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농심과 시총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의 주도세가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속속들이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17일 삼양식품 주가는 전날보다 29.99%(10만3천 원) 오른 44만6500원으로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이 열릴 때부터 상한가로 출발해 장마감까지 변동이 없었다. 이로써 52주 최고가도 새로 썼다.

반면 농심 주가는 5.11%(2만1500원) 내린 39만9천 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삼약식품과 농심의 시가총액은 각각 3조3635억 원과 2조4270억 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전날 종가 기준 삼양식품이 시총 2조5875억 원으로 올라서면서 농심(2조5577억)을 이미 앞선 상황이었는데 하루 만에 차이를 1조 원 가량으로 벌린 것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농심과 삼양식품의 시총은 각각 2조4756억 원과 1조6271억 원으로 농심이 삼양식품을 1조 원 가량 앞섰다.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 라면 대장주로 치고 올라온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857억 원, 영업이익 801억 원을 냈다. 특히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약 236% 늘며 시장 전망치(424억)의 약 2배에 이르는 수준을 보였다.

삼양식품의 대표 제품 ‘불닭볶음면’의 해외시장 인기가 이어지면서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내수에선 면/스낵 매출이 1년 전보다 12.9% 감소했으나 해외 매출이 84.7% 고성장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74.9%까지 높아졌다.

특히 미국에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월마트와 코스트코 입점 지역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1년 전보다 222.3% 늘었다. 중국에서도 판매채널 확대 및 춘절행사 호조로 매출이 186.2% 증가했다. 
 
‘불닭이 신라면보다 맵네’ 수출로 엇갈린 주가 희비, 삼양식품이 농심 울렸다

▲ 농심은 해외수출 실적에서 삼양식품에 밀리는 모양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30만 원->60만 원), IBK투자증권(29만 원->46만 원), 대신증권(32만 원->50만 원)이 이날 일제히 삼양식품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상향조정했다.

반면 농심은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이 6.5% 감소, 해외 영업이익이 10.4% 감소하는 등 해외사업에서 부진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농심 목표주가를 59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그 외 증권사들은 대부분 농심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현재 증권가 목표주가 최고 수준으로도 삼양식품(60만 원)이 농심(60만 원)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까지 삼양식품의 강세와 농심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이 지난달 한 미국 소녀에게 까르보불닭을 기증하는 영상이 미국 사회관계망에서 화제가 되면서 마케팅 측면에서 또다시 불닭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해외에서 한국 라면의 대표 이미지로 삼양식품이 고착화하면서 농심과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것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올해 전약후강 실적을 보일 거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며 “2분기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에 대해 “역사적 신고가를 이미 경신했지만 가파른 실적 전망치 상향으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며 “음식료 업종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삼양식품은 해외 수출 고성장 및 이익 기여도가 확대된 만큼 최근 주가 상승에도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