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중국 등 해외시장 성과 덕분에 2분기 실적을 선방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이 앞으로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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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
5일 제일기획에 따르면 2분기에 매출은 679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가량 소폭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43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 늘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제일기획의 해외 자회사의 합산 영업총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나 늘었다. 본사 영업이익이 2% 떨어진 점과 대비됐다.
업계는 제일기획의 실적을 반긴다. 제일기획 실적 발표 전에 삼성전자가 저조한 실적을 발표해 근심이 컸다. 월드컵 특수도 크지 않았고 국내 광고시장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예상외의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하반기에 제일기획이 주주친화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제일기획의 사내 유보금은 매우 많은 편이다. 제일기획의 자본금 대비 현금성 자산은 3763%로 유사업종의 평균 555%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제일기획의 향후 실적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거두지 않는다. 제일기획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제일기획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를 통해 발생하는 광고매출은 전체의 52%에 이른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글로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약화되면 제일기획도 덩달아 실적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박종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기획은 해외에서 매체대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마케팅비 절감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 둔화에 따른 마케팅비 감소가 실적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은 해외시장에서 발을 넓혀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를 줄이려고 한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지난해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대대적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그는 “제일기획이 글로벌 탑 수준의 눈높이에 맞는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일기획의 중국 디지털 마케팅자회사인 ‘오픈타이드 차이나’가 효자노릇을 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오픈타이드 차이나는 중국 최대포털인 바이두나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 차이나유니콤, 공상은행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 덕분에 제일기획은 중국사업에서만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매출이 26%, 순이익은 41%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