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4-05-09 15: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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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이사가 MZ세대를 겨냥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불황 극복에 나서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해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하며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운영하는 ‘쇼핑라이브팀’을 직속 조직으로 두고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올해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업계 불황을 떨쳐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이사가 MZ 콘텐츠 강화에 온힘을 쏟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서는 한 대표가 독자적 콘텐츠 차별화를 지속적으로 꾀하며 MZ세대를 아우르는 고객층 다변화 전략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TV시청자 수가 줄어들며 홈쇼핑업계에서는 플랫폼 다각화를 통해 수많은 콘텐츠들을 쏟아내고 있다. 2030세대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현대홈쇼핑은 개성 강한 자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홈쇼핑 자체 유튜브 채널 ‘앞광고제작소’를 꼽을 수 있다. 앞광고제작소는 현대홈쇼핑이 업계 최초로 내놓은 가격 협상 콘셉트의 딜커머스 예능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이 매회 특정 상품의 할인율을 협상하고 공식 온라인몰과 모바일 라이브에서 해당 가격으로 판매한다.
현대홈쇼핑 앞광고제작소는 팀장을 제외하면 MZ세대 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된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에서 기획,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은 TV홈쇼핑은 물론 온라인몰, 모바일라이브커머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채널을 아우르는 차별화 마케팅 콘텐츠 기획을 전담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을 위해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직원 중심으로 팀을 꾸리게 됐다”며 “앞광고제작소의 경우 유튜브 네고왕 등의 딜커머스 콘셉트의 커머스 시장이 지속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어 기획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앞광고제작소 상품 구매 고객 가운데 90% 이상이 2030세대에 해당한다.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모든 홈쇼핑 상품은 정해진 가격을 제시해왔다”며 “정해진 가격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가격을 조정하는 예능 형식의 방송이 신선하고 흥미롭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쇼라’도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며 2030세대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일반 쇼핑채널에서 구하기 어려운 인기상품을 소싱해 판매하는 ‘구해왔쇼라’, 좋은 품질의 생필품을 초특가로 판매하는 ‘쟁여두쇼라’, 전시상품 재포장 물품만 판매하는 ‘줍줍하쇼라’ 등을 통해 방송마다 뚜렷한 콘셉트를 가진 상품들을 소개한다.
업계 최초로 쇼호스트가 집에서 혼자 진행하는 ‘집방쇼라’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MZ세대들에게 친숙한 SNS 라이브방송을 라이브커머스에 접목해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 현대홈쇼핑이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사진은 현대홈쇼핑의 유튜브 콘텐츠 앞광고제작소 방송화면. <현대홈쇼핑>
이에 지난해 쇼라의 2030세대 고객 1인당 주문금액은 2022년보다 56%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홈쇼핑의 주요 채널은 여전히 TV인 만큼 TV채널 경쟁력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타일링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서아랑 쇼호스트를 영입하고 3D 착장샷, 아바타 쇼호스트 등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패션 TV 생방송을 론칭했다. TV시청자 수 감소는 막을 수 없지만 방송 차별화를 통해 이탈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 대표는 지난해 11월 '2024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현대홈쇼핑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년 동안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부분 유임시키며 인사 부문의 변화를 최소화해왔으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며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은 2021년 1400억 원, 2022년 1106억 원, 지난해 605억 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다만 올해 1분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 2955억 원, 영업이익 206억 원을 내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15.0% 증가했다. TV홈쇼핑 업계 7개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40% 급감하며 5천억 원 선이 붕괴된 가운데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대표 교체 이유를 증명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홈쇼핑 업계는 TV시청자 수 감소와 송출 수수료 문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의 TV방송 매출 비중은 49.4%로 집계됐다. TV방송 매출 비중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젊은 소비자들의 주요 매체가 TV에서 모바일 등으로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탓이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경쟁사에 비해 TV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TV채널 경쟁력 강화도 한 대표의 필수 과제로 꼽힌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홈쇼핑 TV방송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6%로 7개 법인 평균을 넘어섰다.
한 대표는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했다. 32년 동안 현대백화점그룹에서 경력을 쌓으며 2016년 현대홈쇼핑 에이치몰 사업부장과 2022년 현대홈쇼핑 생활사업부장, 지난해 영업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며 플랫폼 다각화 작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TV채널 경쟁력도 함께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빠른 트렌드 분석을 통해 고객들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