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가습기살균제 관련한 기업과 일본 전범기업 등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 자금인 국민연금의 사회적 책임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 가습기살균제기업과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은 투자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이 6월 말 기준 옥시레킷벤키저 주식 1450억 원어치(지분 0.1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한 회사다.

국민연금은 가습기살균제를 최초 제조한 SK케미칼 주식 2305억 원어치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롯데쇼핑, 이마트, GS리테일, 홈플러스 등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에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모두 3조1142억 원을 투자했다.

현재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4400여 명, 사망자는 900여 명에 이른다. 국회는 7월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4일까지 90일간 피해 조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남 의원은 “국민의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기업에 대한 조사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계속 투자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연금공단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는 2013년 51개 기업 6008억 원에서 2014년 74개 기업 7646억 원, 2015년 77개 기업 9315억 원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6월 말 기준으로도 72곳 8800억 원 규모다.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는 수익도 저조한 편이다. 토요타 –279.1%, 고마쓰 –127%, 니폰제강&스미토모금속 72.1% 등 투자 기업의 절반이 넘는 40곳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남 의원은 “국민연금이 수익성을 고려해 투자한다고 주장하지만 투자수익도 저조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에 따라 엄격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과 전범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제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