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첫 성적표인 1분기 실적이 곧 나오지만 업계 안팎의 눈높이가 높지 않다. GS건설 사정과 외부 경기 흐름이 맞물리면서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여겨진다.

허 사장으로서는 신사업에서 돌파구 마련이 더욱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가 실적 및 재무 개선, 사업다각화까지 여러 과제를 풀어갈 열쇠로 주목을 받는다.
 
허윤홍 GS건설 실적·재무·사업다각화 돌파구 모색, 기댈 곳 GS이니마 주목

▲ 갈길 바쁜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GS이니마는 꾸준한 일감 확보로 실적 증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부 지분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부채비율 개선 등 재무안전성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GS건설에 따르면 26일 1분기 실적 을 설명하는 콘퍼런스콜이 열린다.

올해 1분기 실적에는 허 사장의 오너경영인 체제가 갖춰진 뒤 처음으로 나오는 온전한 분기 성적표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해 10년 만에 영업손실(3879억 원)을 낸 GS건설의 올해 실적을 예상해볼 수 있는 가늠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GS건설 영업손실 요인은 검단 사고에 따른 일시적 비용 5524억 원 탓이 크기 때문에 올해 흑자전환은 유력하다. 다만 근본적 수익성 개선 자체는 허 사장이 당면한 첫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GS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최근 들어 다소 낮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GS건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84억 원이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한 것이지만 1년 전보다는 63% 줄어든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826억 원, 1개월 전 597억 원에서 점차 축소됐다.

GS건설은 지난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뒤 고강도 쇄신 차원으로 보수적 원가 재점검을 진행했다. 지난해 비용 반영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건설업계 침체와 맞물려 아직 눈에 띄는 실적개선 흐름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허 사장은 실적 둔화 속에서 재무 개선 및 사업다각화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당장의 실적보다 오히려 재무안정성과 중장기 사업다변화가 GS건설에 더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다.

올해 2월 한국신용평가가 GS건설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려 잡으며 내놓은 세부 분석을 보면 매출, 시공역량, 수주잔고 등은 우수한 경쟁력(AAA 또는 AA)을 갖춘 반면 부채비율은 유일하게 가장 낮은 평가(BB)를, 사업다각화는 두 번째로 낮은 등급(BBB)을 줬다.

GS건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10%대를 꾸준히 유지하다가 대규모 영업손실, 차입 규모 확대 탓에 지난해 말 기준 262.5%까지 급증했다.

1분기에도 검단 사고 현장 입주예정자의 중도금 대위변제 및 주거이전비를 충당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2097억 원을 차입하는 등 부채비율 개선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신용평가는 GS건설 신용등급 하향 검토 기준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 300% 이상을 설정하기도 했다.

GS건설은 최근 들어 건축·주택 부문의 비중이 더욱 커지며 사업다변화도 주춤하고 있다.

2021년과 지난해 GS건설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건축·주택 사업부문은 67.4%에서 76.2%로 9%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인프라부문은 8.6%에서 8.2%로 소폭 줄었고 플랜트부문은 11.7%에서 2.2%로 5분의 1가량 급감했다.

게다가 지금처럼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는 건축·주택부문의 매출 비중이 꾸준히 늘어난 GS건설의 사업 안정성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 사장이 취임 첫해부터 다양한 과제를 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의 역할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GS이니마는 실적개선과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

GS이니마는 지난해 매출 4360억 원, 순이익 522억 원을 거뒀다. 2022년보다 매출은 7.7%, 순이익은 26.7% 늘어난 것이다.

GS이니마의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GS건설 종속기업 가운데 자이에스앤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GS이니마의 수처리 사업과 모듈러 사업이 중심이 된 신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4144억 원으로 비중으로 보면 지난해 플랜트, 인프라부문보다 더 높은 8.6%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13억 원으로 주요 사업 부문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GS이니마는 풍부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GS건설의 꾸준한 매출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GS이니마 수주잔고는 11조4969억 원이다. 전체 수주잔고 54조1990억 원에서도 무려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GS이니마는 올해도 일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윤홍 GS건설 실적·재무·사업다각화 돌파구 모색, 기댈 곳 GS이니마 주목

▲ GS이니마 오만 알 구브라 3단계 프로젝트 위치도. < GS건설 >


GS이니마는 대표적으로 올해 오만 알 구브라 3단계 민자 담수발전사업(구브라3)에서 1조3천억 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앞두고 있다.

알 구브라 3단계 민자 담수발전사업은 오만 수도 무스카트 해변지역으로 하루 30만㎥(입방미터) 규모 역삼투압(RO) 방식의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GS이니마가 시공 후 운영권을 갖는(BOO, Build-Own-Operate) 사업구조로 GS이니마는 금융조달 및 시공과 함께 20년 동안 운영을 맡게 된다. 구체적으로 GS이니마는 운영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52%, 설계·조달·시공(EPC) 지분 50%, 운영관리(O&M) 지분 51%를 쥔다.

GS이니마는 2020년 11월 이 사업 발주처인 오만 수전력조달청(OPWP)로부터 낙찰통보서를 받은 뒤 2021년 1월 7654억 원 규모의 일부 계약을 맺었고 1조3천억 원 규모의 나머지 계약을 올해 상반기 맺을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은 낙찰통지서 수령 당시 신사업부문 대표로서 “장기에 걸쳐 고정가격으로 공공부문에 담수를 판매하는 운영사업이며 이에 필요한 EPC뿐 아니라 자본조달, 운영관리를 일괄 수행하는 안정적 사업”이라며 “해수담수화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GS이니마는 GS건설의 부채비율 축소를 위한 돌파구 역할도 기대받고 있다.

GS건설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자산유동화 방안으로 GS이니마 일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매각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에서는 GS이니마의 기업가치를 1조6천억 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GS이니마 지분 20%를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GS건설이 쥘 수 있는 금액은 3200억 원가량이다. 3200억 원은 지난해 말 GS건설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14.3% 규모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년 만의 적자 이후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를 본격화하는 GS건설의 주요 과제는 저하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회복”이라며 “GS건설은 GS이니마 지분 매각을 포함한 유동성 확보 및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