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도 가격 회복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고부가 낸드플래시 제품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발 고성능 낸드플래시 수요를 마중물 삼아 프리미엄 중심 라인업 재편 작업에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삼성전자>
16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성장하면서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가격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9월부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13~18% 오른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5~20% 오른 것으로 추산됐다.
낸드플래시는 처리 속도보다는 용량이 중요한 만큼, 속도가 빠른 고성능 제품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AI 서버의 무게중심이 추론용으로 이동하면서 처리속도가 빠른 고부가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 학습용 AI 서버와 달리 데이터 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추론하기 위한 AI 서버는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대용량의 비정형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고속 스토리지가 필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AI 서비스를 위한 '온프레미스'(사내 서버 설치형) AI 서버 구매가 증가하면서,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서버를 거치지 않고 전자기기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기능을 제공하하는 '온 디바이스 AI' 확산도 고부가 낸드플래시 수요에 힘을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용 QLC SSD와 AI 서버용 SSD에 주력하면서 프리미엄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회사는 이번 달 300단 이상(9세대)의 V낸드(수직적층 낸드)를 양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상반기에 321단 낸드 양산에 들어가는 SK하이닉스보다 앞선 것이다.
SK하이닉스도 기업용 SSD(eSSD)를 비롯해 프리미엄 제품군 생산을 늘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반도체 행사 'GTC 2024'에서 차세대 낸드플래시인 5세대 PCI 익스프레스 규격 SSD를 공개했다. 올해 안으로 고객사용(B2B)과 일반 소비자용(B2C) 제품을 함께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회사는 차량용 낸드 등 고부가 제품 시장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최근 SK하이닉스의 미주법인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 산하 낸드플래시 개발 조직 SK HNA를 출범하고 고부가 낸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동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회사 뉴스룸에 게시한 인터뷰를 통해 “오토모티브 분야만 하더라도 자율주행을 위한 도로, 통행량 등의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데이터를 생성하는 디바이스나 환경에 따라 낸드에 요구되는 성능이나 조건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