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려면 재벌기업 오너일가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4월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증시 상장기업 가치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노력이 큰 효과를 보지 못 하고 있다는 외국언론의 평가가 나왔다.
한국 기업들이 지배구조 투명성을 갖춰내려면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에 상당한 수준의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12일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2월부터 본격화된 뒤에도 투자자들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사례를 뒤따라 저평가된 기업들을 상대로 주가 부양을 추진해 왔지만 실제 법안이나 실행력 등 측면에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배런스는 한국이 아직 코리안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최근 총선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며 윤석열 정부에 어려움을 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상장기업들이 대체로 저평가된 원인은 재벌 오너일가 중심의 지배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대부분 재벌기업의 계열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에서 오너일가가 경영에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에 회사를 맡긴 사례가 늘어난 반면 한국은 여전히 오너 중심 경제구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고 60%에 이르는 높은 상속세율도 재벌 오너일가가 주가 부양을 적극 추진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분석됐다. 오히려 주가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일이 이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배런스는 윤석열 정부가 이에 대응해 상속세율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큰 변화가 일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한국에 개인 투자자 수가 1400만 명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만큼 지배구조 개선과 같은 노력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배런스는 투자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한국 증시 상장주식은 어떠한 변화에도 충분한 수혜를 볼 수 있을 만큼 저평가돼 있다”며 확실한 ‘점프스타트’를 위한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