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오위즈가 지난해 액션 역할수행 콘솔게임 'P의 거짓' 성공에 이어 새로운 콘솔 게임 개발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 닥친 불황에 주요 게임사들이 신작 개발을 꺼리는 상황에서 회사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차기 게임 개발에 투자하고 있어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네오위즈 ‘P의 거짓’ 이어 콘솔게임 개발 대거 투자, 김승철 3N 입지 회복 의지

김승철 네오위즈 공동대표이사가 새 콘솔 게임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1일 네오위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영업비용 3340억 원 가운데 85%인 2840억 원을 신작 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국내 게임 기업들이 개발비 비중을 70% 이하로 관리하는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특히 올해 콘솔게임 개발 경험 있는 다른 게임사의 스타 개발자들을 적극 영입했다.

콘솔게임이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닌텐도 등 가정용 콘솔게임기에서 작동하는 게임을 말한다.

일본과 북미, 유럽 등 선진국 게임시장에서는 콘솔게임의 비중이 높아 레드오션이 되고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콘솔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국내 게임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회사는 올해 3월 어드벤처 게임 '베리드 스타즈'의 개발자이자 업계 '게임 스토리텔러'로 정평이 난 진승호 디렉터, 마비노기 영웅전 개발자이자 장르 소설 작가인 이상균 디렉터를 전격 영입, 새 콘솔 게임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이 회사의 이같은 적극적 신작 개발투자는 게임 비수기 신작 개발에 몸을 사리는 국내 게임업계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022년 역대 최고치인 22조2천억 원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10.9% 감소한 약 19조7천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주요 게임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신작 개발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게임 이용자 수와 지출이 급격히 줄어 개발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외처럼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신작 출시 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네오위즈 경영진은 불황 시기에 투자해 새로운 흥행작을 만들고, 옛 명성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오위즈 ‘P의 거짓’ 이어 콘솔게임 개발 대거 투자, 김승철 3N 입지 회복 의지

▲ 이상균(왼쪽), 진승호 네오위즈 라운드8스튜디오 디렉터.


이미 회사는 지난해 전에 없던 콘솔게임 ‘P의 거짓’을 출시해 개발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 게임은 약 3년 개발기간을 들여 만들어진 콘솔게임이다. 이 게임은 국내 이용자가 많이 않은 고난이도 검술액션 역할 역할수행게임이지만, 해외 시장을 겨냥해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P의 거짓 누적 판매량은 100만장을 넘었으며, 구독서비스 이용자를 합산한 총 이용자수는 700만 명을 넘어섰다. 게임이 출시된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전문가들 호평도 뒤따랐다.

P의 거짓 성공은 지난해 실적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회사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 3656억 원, 영업이익 317억 원을 냈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62% 늘었다.

네오위즈는 2010년 초까지만 해도 국내 게임 배급사업 1인자로 불리며 국내 3대 게임기업(3N)의 한 축을 형성했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며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6750억 원에 이르렀던 회사 매출은 2018년 1550억 원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회사는 2019년부터 자체 게임 개발능력 강화, 국내 게임사가 기피하던 해외 콘솔게임 시장 공략으로 재도약을 준비해왔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