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전 세계적으로 굵직한 선거가 치뤄지면서 정책모멘텀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높아지는 후보나 정당이 내세운 정책 공약에 따라 관련 업종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인데 국내 총선 관련해서는 저출산주, 신재생에너지주 등이 주요 정책주로 꼽힌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연합뉴스> |
28일 여당인 국민의힘 정책공약집을 보면 저출산 해결 관련 정책들이 눈에 띤다.
국민의힘은 공약집 가장 앞에 저출산 해결 관련 정책을 배치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국의 출생률이 급격히 저하하며 ‘인구소멸’ 위기론까지 대두하자 대책을 들고 나온 것인데 유급 아빠휴가 1개월 의무화, 육아휴직 급여 상한 인상(150만 원->210만 원)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저출산 관련주로는 아가방컴퍼니와 꿈비, 깨끗한나라, 유엔젤, 메디앙스, 제로투세븐, 캐리소프트 등이 있다. 대부분 유아 용품 혹은 의류를 제조하는 기업들이다.
이 밖에 여당은 우주항공청 설립, 웹툰산업 지원책 등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관련주, 웹툰콘텐츠 관련주 등에 정책 수혜 기대감이 일 가능성이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정책 공약으로는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꼽힌다.
민주당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52%로 잡고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 가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유세현장에서 신재생에너지 공약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 윤석열 정부가 전 세계적 신재생에너지 추세를 무시하고 있는데 이대로 가다간 국내에서 일자리가 사라진다", "원전보다 태양광을 우선시해야 한다" 등 신재생에너지산업에 우호적 발언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로는 풍력에 씨에스윈드, SK오션플랜트 등이 있다. 태양광에는 한화솔루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 있다.
가상자산산업 육성책은 여야가 공통으로 내놓은 정책으로 평가된다.
여당은 가상자산기본법 제정, 가상자산 전담위원회 설치 등 가상자산산업을 촉진하기 위한 입법 추진을 예고했고 야당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용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가상자산 관련주로는 우리기술투자, 다날, 위지트, KG모빌리언스 등이 있다.
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이나 후보자의 지지율 추이에 따라 관련 정책주 주가가 반응하는 흐름은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그가 내세운 정책과 관련한 주식들이 상승하고 있다.
▲ 11월 미국 대선에서는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는다. |
금융데이터업체 시트리니리서치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23%가량 상승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과 사실상 동행하는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단선 가능성은 20%대에서 40%대로 올라섰다.
트럼프 당선 포트폴리오는 104개 종목을 담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시 수혜가 기대되는 화석연료 관련주 등을 매수하고 친환경 등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재선 수혜주에는 공매도를 걸어두고 있다.
같은 기간 유로스톡스 방산주지수도 약 39%가량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럽이 미국 군사력에 무임승차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유럽 방산주들의 주가가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한 친분 관계 등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는 ‘정치 테마주’와 달리 이같은 ‘정책 테마주’는 주식시장과 점차 상관관계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매체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선거시기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기사를 통해 “브렉시트 사례에서도 확인돼듯 정책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전과 달리 투자자들은 선거를 마냥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