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 첨단 메모리 투자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새로운 먹거리로 그래픽D램 'GDDR7'이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DDR7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DDR7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2023년 7월 발표한 GDDR7. <삼성전자>
27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두 회사는 GDDR7 양산에 앞서 기술력을 알리고,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샘플 테스트 등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6일 반도체 홈페이지에 모델 번호 K4VAF325ZC-SC32와 K4VAF325ZC-SC28의 GDDR7 메모리 2개를 게시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16기가비트(Gbit) 용량이며 각각 32Gbps, 28Gbps 속도를 제공한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카드 플랫폼 '블랙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웰은 생성형 AI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고객사에 제품 샘플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양산에 나선다. SK하이닉스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두 회사 간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GDDR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는 주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GDDR6X가 탑재되고 있다. GDDR6X는 엔비디아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규격인 GDDR6의 성능이 미흡하다고 여기고 마이크론과 합작해 만든 독자 규격이다.
하지만 3월5일 JEDEC이 GDDR7 표준을 공식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GDDR7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새 기회가 열렸다. 엔비디아, AMD 등 그래픽 칩(GPU) 제조사들은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로 GDDR7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새롭게 발표된 GDDR7 규격은 기존 GDDR6 대비 최대 두 배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해 최대 초당 192GB(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생성형 AI, 자율주행차, 고사양 3D 그래픽 처리 등으로 수요처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GDDR7을 반도체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힌 만큼 선발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최근 삼성전자보다 성능 측면에서 더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GDDR7을 공개하는 등 양 측의 기술력 신경전이 갈수록 격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GTC 2024' 행사에서 40Gbps 속도의 GDDR7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GDDR7의 최대 속도인 37Gbps보다 더 빠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