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넘는 상반기 만기 채권 어쩌나, 카드사 조달비용 부담에 '주름살'

▲ 카드사들이 기준금리가 0%대였던 시기 발행했던 3년물 카드채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고금리 영향에 부진한 실적을 냈던 카드사들이 올해도 무거운 조달금리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0%대일 때 발행했던 3년물 카드채의 만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3.50%인 현재 기준금리를 고려하면 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부터 올해 6월 말까지 7조4050억 원 규모 카드채 만기가 돌아온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카드채는 자금 조달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주요 자금조달원이다.

카드사들은 안정적 자금 조달을 위해 카드채 만기가 도래했을 때 주로 차환 발행에 나선다.

올해는 조달비용 상승이 차환 발행의 부담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카드채 신규 발행금리가 기존 발행금리보다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금융채Ⅱ 3년물(AA, 무보증, 평가사 5사 평균) 금리는 3.838%이다. 카드채는 금융채Ⅱ에 포함된다.

반면 올해 상반기 내로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의 평균금리는 2.838%다.

해당 카드채를 전량 차환 발행한다고 가정하고 1%포인트 금리 상승분을 단순 계산하면 연간 740억 원 수준의 추가 조달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올해 1월부터 전날까지 발행된 카드채 평균 금리가 4.082%임을 고려하면 더 많은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7조 넘는 상반기 만기 채권 어쩌나, 카드사 조달비용 부담에 '주름살'

▲ 카드사들은 올해 카드채 차환 발행에 따른 비용증가폭을 낮추기 위해 만기 분산 등 다양한 조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드채 금리가 이 같은 상승폭을 보인 배경에는 기준금리 변화가 있다. 2021년 0.50~0.75%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3.50%까지 올랐다. 

2021년 7월 금융채Ⅱ 3년물 평균 금리는 1.838%였다.

하반기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하도 올해 카드채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연말이나 내년 초로 밀릴 수 있고 인하를 시작한다고 해도 기준금리 인하폭 자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결국 카드사들이 올해 조달비용 증가를 피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1~2%대로 발행했던 3년물 채권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년 전 수준으로 내려오지 않을 것인 만큼 조달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고금리 여파로 지난해 부진한 순이익을 냈던 카드사들은 올해 실적 회복을 위해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단기물 발행 비중을 늘려 만기구조를 다변화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차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적정 발행만기와 단기 차입비중 관리로 차입부채 만기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안정적 부채 만기구조를 유지하고 차입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 규모도 적지 않은 만큼 조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카드사의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만기 도래 카드채는 15조5950억 원, 이날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는 총 23조 원이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