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이 항공기 엔진정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이 새로운 기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운용하고 있는 기종과 다른 제조사의 항공기 엔진이 적용됐는데 대한항공이 엔진정비 사업을 확대할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 대한항공이 롤스로이스의 엔진이 적용된 A350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사의 A350 20대 계약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21일 주주총회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계약체결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A350을 도입한다면 이는 기단 규모 확장 뿐 아니라 항공기 엔진정비 사업의 관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니는 일이다. A350이 롤스로이스(RR)의 엔진 ‘트렌트(Trent XWB)’를 적용한 기종이라서다.
현재 대한항공은 항공기 엔진 제조사 ‘빅3’로 꼽히는 제너럴일렉트릭(GE), 프렛앤휘트니(P&W), 롤스로이스 가운데 제너럴일렉트릭과 프렛앤휘트니의 엔진을 자체 정비할 역량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는 항공사에 엔진정비 라이센스를 쉽게 내주지 않고 롤스로이스 정비공장 입고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자체 정비 역량을 보유한 대한항공이 롤스로이스 엔진이 적용된 기종을 도입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롤스로이스의 엔진정비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항공사는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 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A350 15대의 운용방향을 놓고 그동안 다양한 예상이 나왔었다.
대한항공은 롤스로이스 엔진 정비 역량을 확보해 A350을 주력 기종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대한한공이 14일 A350의 트렌트 엔진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1976년부터 자체적으로 엔진 중정비 사업을 시작했는데 올해 본격적인 확장을 위한 항공정비단지 조성을 시작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5780억 원을 투입해 엔진공장을 건립 중인데 연간 엔진정비 대수를 기존 100대에서 360대 까지 늘릴 수 있고 정비 가능한 엔진 종류도 6종에서 9종으로 늘어나게 된다.
항공정비단지는 항공기 엔진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뿐 아니라 대한항공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이 14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엔진정비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한항공> |
항공기 엔진정비는 안전운항을 위한 필수 역량이자 항공사의 비용구조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정비비를 포함한 기타비용은 대한항공의 전체 비용에서 1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 엔진정비는 항공기 정비·수리·분해조립(MRO) 분야 가운데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고 해외의존도가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국적사의 정비·수리·분해조립 작업의 해외 의존도는 50%에 이른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