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대장주 체면 구긴 삼성전자, 저평가 모멘텀 타고 '7만전자' 넘나

▲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흐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대에서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전망이 반등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사업부가 1분기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현 주가수준이 펀더멘탈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8일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하면 지난주 메리츠증권과 SK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10만 원으로 제시했다.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삼성전자 목표가를 10만 원 이상으로 제시한 증권사는 모두 4곳이 됐다. 하나증권(10만 원)과 미래에셋증권(10만5천 원)도 각각 올해 초 목표주가를 올린 뒤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공지능(AI)발 반도체 랠리에 올라타지 못하고 답답한 주가 흐름을 이어왔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가 77.4% 상승하고, 국내증시에서도 SK하이닉스가 16.1% 오름세를 나타내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7.3% 하락했다. 

시가총액 비중 20% 가량 비중을 차지한 대장주가 국내 증시 발목을 잡아온 셈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연초 이후 국내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인 이유를 삼성전자의 부진한 주가흐름에서 찾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실적과 주가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며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도 반도체 업황개선에 힘입어 적자를 끊어낼 것이란 판단이다. 

DS부문은 지난해 4개 분기 연속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연간 15조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레거시(범용) 메모리의 수요 환경 개선세가 기대 이상이다"며 "레거시 메모리 판가 상승이 실적 개선뿐 아니라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까지 발생시키며 예상보다 강한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AI 열풍'에 대장주 체면 구긴 삼성전자, 저평가 모멘텀 타고 '7만전자' 넘나

▲ 삼성전자의 HBM3 메모리반도체 이미지. <삼성전자>


또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기대됐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HBM3E(5세대)를 출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HBM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반도체시장 경쟁에서 밀린 점이 삼성전자의 주가의 부진한 흐름으로 이어져 왔다. AI시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지 못할 것으로 평가되면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SK하이닉스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계획대로 하반기 AI 서버 시장공략이 본격화된다면 삼성전자도 AI주 상승열풍에 동참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8단 HBM3E 출하가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여 HBM 경쟁력 우려가 완화될 것이다”며 “또한 AI가 모든 산업분야에 침투하고 있는 가운데 AGI 칩 생산 가능한 파운드리 생태계를 확보한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함께 턴키 공급이 가능한 유일한 기업이 될 것이다”고 봤다.

실적이 저점을 통과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현재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펀더멘털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51.1% 증가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상승률은 19.2%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미국 제조업 경기가 2분기 반등흐름을 이어간다면 반도체 수출 전선에 문제는 없다"며 "수출과 삼성전자 주가 간 갭 메우기 상승세는 남아 있고 반도체 수출 기저효과는 최소 3분기 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12개월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 기준 역사적 밴드 중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주가와 나아질 일만 남은 삼성전자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가장 편안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