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4-03-18 15: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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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데브시스터즈가 최근 출시한 신작 게임 '쿠키런 마녀의 성'에서 지나친 아이템 과금 방식을 적용해 이용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과도한 아이템 과금 유도가 초기 흥행을 비롯해 회사의 '쿠키런' 전체 게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데브시스터즈는 3월15일 쿠키런 마녀의성을 출시했다.
18일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키런 마녀의성은 출시 첫날인 15일 애플 앱스토어서 매출 순위 46위에 진입한 뒤 이날까지 40위권에 머물고 있다.
쿠키런 지식재산을 사용한 신작 게임치고는 저조한 수치다.
이처럼 이 게임이 기대 이하의 매출 성적을 낸 데에는 지나친 아이템 과금 방식을 적용한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먼저 아이템 뽑기 시스템을 보면, 뽑기를 할 때마다 새 캐릭터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일정 확률에 따라 임의의 캐릭터를 얻기 위한 게이지가 소량 증가하고, 게이지가 일정 수치에 이르러야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렇게 캐릭터를 뽑아도 끝이 아니다. 정기적으로 돈을 내야 캐릭터 체력이 쌓이고, 게임 속에서 캐릭터와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에겐 적잖은 충격이다.
▲ 쿠키런 마녀의 성 이미지.
쿠키런 마녀의 성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모바일 게임을 많이 접해봤지만, 이런 과금 방식은 처음 본다"며 "전작 '쿠키런 킹덤'도 과금 유도가 심한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쿠키런 마녀의 성을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캐릭터 스킬을 한 번 쓰는데 3천 원 꼴로 돈을 내야 한다"며 "원하는 캐릭터를 구매했어도 지속적으로 돈을 내지 않으면 쿠키가 없는 평범한 퍼즐게임으로 돌아가 버린다"는 의견을 올렸다.
다만 게임의 콘텐츠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게임 속 애니메이션 완성도가 높아서 만족스럽다"거나 "쿠키들의 방을 꾸며주고 게임 속 수집요소들을 달성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데브시스터즈가 신작 게임에 무리한 과금 방식을 적용한 이유는 회사 경영상황과 무관치 않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매출은 1611억 원, 영업손실은 480억 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24.9% 줄고, 적자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는데, 올해부터 출시하는 게임에 이같은 과금방식을 적용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쿠키런 팬들은 올해 이 회사가 출시할 최대 기대작 '쿠키런 모험의 탑'(역할수행게임)에도 비슷한 과금 방식이 적용될까 우려하고 있다.
▲ 데브시스터즈가 올해 출시할 예정인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쿠키런 모험의 탑' 이미지.
이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차기작 모험의 탑은 쿠키런의 다음 10년을 책임질 최대 기대작"이라며 "데브시스터즈가 이 게임에까지 무리한 과금 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현재 이용자 반응을 살피고 있으며 주요 불편 사항을 고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게임 속 콘텐츠들은 과금을 하지 않더라도 퍼즐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코인을 사용해 획득할 수 있고, 이 요소들이 퍼즐 플레이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며 "다만 쿠키 생명을 채워주는 '생명물약' 아이템 대해서는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빠르게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