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대표주자 비트코인의 신고가 행진이 예사롭지 않다. 4년마다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이뤄지는 계절적 상승장이라는 분석과 함께 1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맞물리면서 과거와 다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는 현재 비트코인 시세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살펴보고 가상화폐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투자자산으로서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비트코인 글 싣는 순서
① 비트코인, ‘튤립 버블’ 오명 벗고 '디지털 금’으로 부활하다
② 원더프레임 대표 김동환 “비트코인 ETF가 상승 주도, 과거와 달라”
③ 코빗리서치센터장 정석문 “비트코인 투자 매력 충분, 알트코인 투자는 신중해야”
▲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가 11일 서울 무신사스튜디오 한남2호점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다고 보기에 성급할 수 있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비트코인이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에도 가격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뜻인데 이미 비트코인이 호재성 이벤트로 여겨지는 반감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과거 최고가를 넘긴 상황인 만큼 김 대표의 답변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김 대표는 가상화폐전문매체 코인데스크코리아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가상화폐 리서치회사를 거쳐 최근 가상화폐 컨설팅회사 원더프레임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가 바라보는 앞으로 전망을 어떨까. 김 대표를 11일 무신사스튜디오 한남2호점에서 만나서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대표는 이번 비트코인 상승장이 과거 반감기를 거칠 때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추가로 상승할 동력이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김 대표는 “과거 세 번의 상승은 사실 100% 개인 투자자들이 올려놓은 가격인데 이번 같은 경우는 레거시(전통) 금융시스템이 들어와 비트코인이 상장지수펀드(ETF)로 거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보면 반감기 전후 가격이 확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그냥 계속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투자자가 과거 상승장에서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가상화폐 투자에 나선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항상 예외없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반드시 그게 알트코인으로 흘렀는데 이번에는 ETF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ETF로 들어온 돈은 알트코인으로 순환할 수가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른 나라는 전체 거래량의 67% 가량이 비트코인인데 한국은 이게 30%밖에 안된다”며 “이 때문에 정작 비트코인은 올라도 돈을 못 버는 사람이 수두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얼마나 오를 것으로 예상되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인용해 조심스레 답변했다.
김 대표는 “저는 예측은 안하고 있지만 비트코인과 관련한 월가에서는 ETF 효과로 3년에서 5년 사이에 12만 달러에서 14만 달러 정도까지 갈 것이다는 전망이 제일 많이 겹치는 구간이다”며 “저는 이것보다는 조금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5월 미국에서 현물 ETF 승인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이더리움에 관련해서는 비트코인보다도 승인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봤다.
김 대표는 “비트코인 같은 경우에는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두 명이 승인 가능성을 90%라고 봤었지만 이더리움 확률은 40%까지 내려갔다”며 “지금으로서는 이더리움의 가격이 안 오를 가능성이 되게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ETF 재료만으로 가격이 올랐다고는 볼 수 없고 그냥 비트코인 상승에 동반해서 올랐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4월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에도 비트코인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은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다만 이더리움이 5월23일 현물 ETF 승인을 받는다면 알트코인들도 동반해서 상승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마저 미국 금융당국의 현물 ETF 승인 문턱을 넘게된다면 다른 알트코인들도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선물 ETF를 먼저 상장시킨 후에 현물 ETF를 상장시키는 공식이 돌아간다는 얘기가 될 수 있어 솔라나 등 다른 코인들로 돈이 몰릴 수 있다”면서도 “중요한 기점이기는 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편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83년 태어나 연세대학교 화학·의화학과를 졸업하고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네이버랩스에서 커뮤니케이션 및 분석 업무를 하다 코인데스크코리아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가상자산 리서치회사 블리츠랩스 사업개발 담당 이사로 일했고 2022년부터 원더프레임을 설립해 가상화폐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