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배상과 관련 은행권의 배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 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배임과 관련된 여러 법률 업무를 20년 넘게 해왔는데 그렇게 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복현 “홍콩 ELS 면밀히 감독 못해 송구, 은행권 배임·건전성 문제없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홍콩 H지수 ELS 손실에 관한 선제적 배상이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원장은 “금감원 배상기준안은 수년 동안 판례 등에서 인정한 사례를 뽑아 책임분담의 개별 요소를 만든 것이다”며 “기준안을 수용하지 못하면 법원에 가서 다툴텐데 법원에 가지 않아도 사법적 결론에 준하게 배상을 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ELS 손실 배상에 따른 은행 자산건전성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원장은 “국제기준으로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이 8%로 보고 있는데 2023년 말 국내 대형 5대 은행의 평균 보통주자본비율은 15.31% 수준”이라며 “금감원이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해 봤는데 홍콩 ELS 분담금에 따른 자기자본비율(BIS) 등 건전성과 주주친화적 정책 추진 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홍콩 ELS 대규모 손실사태와 관련 소비자보호를 위한 감독과 제도개선에 더욱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원장은 “홍콩 H지수 ELS 등 고난도 상품 판매에 금융당국이 더 면밀히 감독하지 못했다”며 “정부와 당국을 대표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1차적으로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 은행과 증권사 근무자들에 더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업계 신뢰가 훼손된 점 등에 유감스럽다”며 “반성에 기초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