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은행업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지분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진성투자자로 꼽히고 있다.
|
|
|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뉴시스> |
우리은행 지분매각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최대 8%까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의지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 대주주 적격성을 이미 인정받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김 부회장이 KDB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에 실패한 뒤 증권사 인수합병을 통한 초대형 투자금융(IB)사업보다는 은행업에서 돌파구를 찾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9월 한국투자증권의 자본확충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의 외형을 키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의 질”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늘어 고객과 주주, 직원에게 피해가 간다면 키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자본규모는 3조2천억 원인데 8천억 원을 투자하면 초대형 투자금융사업자(IB)의 자본기준인 4조 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하이투자증권 인수와 유상증자 방안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우리은행 지분 8%를 인수한다면 필요한 자금규모는 6천억~7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의 자본확충에 사용할 자금을 우리은행에 투자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 부회장은 카카오뱅크 출범에 맞춰 은행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분 5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주차원에서 은행업을 실질적으로 다뤄보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경영에 참여해 은행업을 이해하고 경영노하우를 얻어 카카오뱅크와의 협력사업에 추진력을 보탤 수 있다.
또 우리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의 지분 10%를 들고 있는 3대 주주라는 점에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업에 대한 영향력도 키울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되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추가적으로 우리은행의 지분을 인수해 우리은행의 최대주주를 노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지분 상당부분을 카카오에게 매각해 자금을 마련한 뒤 재무적투자자들이 소유한 우리은행 지분과 예금보험공사가 들고 있는 잔여지분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여러 차례 “은행 인수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최종적인 인수합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2년에도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