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성능을 강화한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계속 내놓으며 떨어진 점유율을 되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재편해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힘썼는데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을 올리게 되면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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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28일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에 다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동안의 효율화전략이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 9월 한달동안 갤럭시온8과 갤럭시J5프라임, 갤럭시J7프라임, 갤럭시A9프로 등 네 종류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중국에 갤럭시온5와 갤럭시온7, 갤럭시C9도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고동진 사장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강화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세계시장에서 최근 20% 아래로 떨어진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신흥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의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신규수요를 대거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중국과 인도에서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높여 지속적으로 경쟁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고 사장의 이런 전략이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의 브랜드 경쟁력과 수익성 양족에 모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여러 모델로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는 전략은 긍정적이지만 제품명이 너무 복잡해지고 있다”며 “하드웨어 성능은 높아지고 있지만 각 라인업의 특징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J시리즈와 A시리즈로 나누는 대대적인 효율화작업을 진행했다. 그 뒤 라인업을 유지하며 디자인과 성능을 소폭 개선한 2016년형 새 모델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런 전략에도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점유율이 5위권 밖으로 밀리는 등 경쟁력 확보에 고전하자 갤럭시온과 갤럭시C 등 새 중저가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J시리즈에 ‘프라임, A시리즈에 ‘프로’를 제품명에 붙인 상위 모델도 별도로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리면 연구개발비용이 추가로 들고 재고관리가 어려워져 마케팅비용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 효율화로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는데 이런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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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C7, 갤럭시A9프로, 갤럭시J5프라임(왼쪽부터). |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는 중저가 신제품은 중국업체와 맞서기 위해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 만큼 가격이 낮지만 고가 부품을 대거 탑재하고 있다. 갤럭시C9의 경우 6기가 램과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 16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며 40만원 대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노트7 리콜과 판매중단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사업에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수익방어가 중요해지고 있다.
고 사장의 공격적인 중저가 라인업 확대전략이 신흥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하면 실적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은 여러 모델을 내놓고 한두 모델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도박’에 가깝다”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