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캘리포니아 라구나 비치의 리비안 사우스 코스트 극장에서 열린 리비안 신차 발표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리비안 R2 전기자동차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리비안이 전기차 공장 신설을 무기한 연기하는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비용 절감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시장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현지시각) 경제전문지 포천은 “공장 건설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이후 리비안 시가총액이 17억 달러(약 2조2374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직전 거래일인 8일 리비안 주가는 12.7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공장 신설 계획을 미루겠다고 밝히기 전날인 6일 종가보다 약 15.8% 올랐다.
리비안은 현지시각으로 7일 신형 전기차 모델인 R2와 R3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조지아주에 착공을 준비하던 50억 달러(약 6조5840억 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 건설을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재개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포천은 투자은행 도이체방크 분석을 인용해 “리비안이 이번 선택으로 충분한 현금을 확보해 단기적으로 자본 조달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비안이 공장 건설 일정을 늦추면서 단기적으로 22억5천만 달러(약 2조9627억 원)의 자본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2021년 9월 첫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리비안은 아직 ‘규모의 경제’, 즉 생산량이 늘어나며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 데 들이는 생산 비용이 하락하는 단계에 진입하지 못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장 증설에 나선다면 재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리비안은 2023년 2분기 기준 차량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3만3천 달러(약 4343만 원)의 손실을 봤다. 비용 절감을 위해 최근 전체 정직원 가운데 10%를 정리해고 하는 결정도 내렸다.
리비안이 신규 공장 건설을 중단한 뒤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은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어느 정도 불식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리비안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낼 때까지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조언을 건넨 적이 있다.
그는 리비안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2월21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재까지 현금 흐름으로 봐서는 리비안이 1년6개월 안에 파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비용을 대폭 절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리비안은 4분기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직전 분기보다 8천만 달러(약 105억2840만 원) 줄어든 78억6천만 달러(약 10조3442억 원)를 공시했다. 이근호 기자